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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길 칼럼] 한국의 보수는 회생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17.07.19  09:5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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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추 대표와 팔짱을 끼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한국정치에서 보수와 진보가 균형을 이루어 전향적으로 견제하고 경쟁한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헤겔의 변증법을 원용하지 않더라도 체제를 유지하면서 성장시키려는 보수와, 평등과 개혁을 우선하는 진보가 건전하게 경쟁하면 정반합의 원리로 끊임없이 모순을 극복하고 전진하게 된다. 자연히 국가와 사회는 역동적으로 발전하지 않겠는가. 정파들의 게걸스러운 권력욕을 뛰어넘는 뜻 깊은 시대요구다.

그런데 지금 보수는 거의 고립무원이다. 탄핵사태 후 집권한 진보정권의 강력한 드라이브 앞에서 무기력하고, 80%를 넘는 대통령의 여론지지도와 40%대의 여당 지지도에 반해, 보수 양당의 지지도는 한 자리수에 각각 머물고 있지 않은가. 국회활동도 4당체제 아래 정국 주도권에  사뭇 못 미치고, 노조와 시민단체 등 재야의 기세에도 불편해 한다. 탄핵의 그늘과 새 집권세력의 강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판국이다. 

삭풍이 몰아치는 혹한의 뒤에는 파릇한 새싹이 덜 풀린 땅도 뚫고 솟기 마련인데 이 나라의 보수는 그 봄의 생기와 투혼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보수의 부진은 대국적인 견지에서 국정의 건강과 진보의 여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 국가적 손실이다.

보수는 지금 세 가지 결핍으로 앓고 있다. 인물과 정책과 감동이다. 정치적으로 훈련된 경력자들은 친박·비박의 멍에에 다수가 묶여 있고, 활발한 정책대안 대신에 고작 비판에만 기울어 있으며, 탄핵후유증으로 인한 지지층의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홍준표 대표와 유승민 의원은 대선에서 나름 당찬 결기는 보였다. 그러나 그 정도의 리더십으로는 보수의 힘을 회생시키에는 역부족이다. 내공과 카리스마도 미진하고, 비전을 내세우며 박차고 나가는 역량도 아직 보이지 않는다. 지도자가 갑자기 나타나는 건 아니지만 희망이 없어져 뒤늦게 대안을 고민하게 될 지 우려된다. 

문재인 체제가 노출시킨  이슈들, 인사의 치우침과  사드지연 문제, 정상외교의 미숙, 원자력발전 중단의 졸속 등 야당이 제구실을 해서 국정에 기여할 호재들이 많은데 보수진영의 정치력은 너무도 미미하다. 다음 선거를 벼르며 시간의 흐름을 기대한다면 골든타임을 놓치는 오산이다. 날선 비판에만 핏발을 세우라는 게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며 정국운영에 영향력을 높이라는 보이지 않는 다중의 바람이 적지 않다. 엄중한 국가의 안보와 경제적 상황에도 집권세력이 전 정권의 과거를 들추는데 지나치게 소모적으로 몰입한다면 이 또한 야권이 주저없이  정치력을 보일 공간을 맞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에게 무엇보다 다급하고 중요한 일은 내부의 환골탈태와 정신무장이다. 보수의 추락을 부채질한 정파 간의 이해타산은 불살라버리고, 국가와 국민만을 바라보는 처절한 반성과 변신없이는 실추한 신뢰를 회복할 감동의 드라마는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보수는 지도층의 실족에도 불구하고 쉽게 궤멸될 수 없는 깊이와 두터움이 남아있다. 한국전과 경제성장을 겪으면서 쌓인 이념적 자산이다. 민주화와 산업화의 그늘이 낳은 진보와 함께 한국사회의 두 축이고, 국가를 전진시킬 두 바퀴다. 두 이념과 세력이 상생하고 윈윈하는 건전한 균형은 한국정치의 선진화와 함께 꼭 자리잡을 것이다.

송장길(언론인·수필가) webmaster@womaneconomy.kr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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