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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귀뚜라미·바삭한 누에···'미래 식량' 만드는 개척자

기사승인 2017.08.08  1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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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시두 이더블버그 대표 '식용곤충쿠키' 개발...종류도 맛도 다양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갈색거저리는 마치 아몬드와 같은 고소한 맛이 나고, 누에는 뽕잎을 먹고 자라 녹차와 찰떡궁합을 자랑합니다."

3일 류시두(33) 이더블버그(Ediblebug) 대표는 식용곤충의 식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류 대표는 미래식량과 사료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식용곤충'에 눈을 돌린 국내 제과 업계의 선두자다. 그는 식용곤충을 활용해 쿠키를 만들어 판매하며 국내 식품 산업을 확장하는데 일조하고 있다.

비교적 상품 전달력이 용이한 카페도 함께 운영한다. ‘이더블커피’라는 식용곤충 전문 프랜차이즈 카페의 출점을 통해 일반 음료뿐만 아니라 식용곤충을 넣어 만든 ‘고소애 한방차’와 ‘누에 녹차 셰이크’ ‘한방 메뚜기 차’ 등의 음료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식용곤충을 이용한 다이어트 에너지 바 및 그 제조방법’ ‘한 끼 식사용 밀웜 셰이크와 그 제조방법’ ‘곤충 먹이용 것 로딩 젤과 그 제조방법‘ 등의 특허를 획득했을 만큼 그가 개발한 상품은 이미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았다.

◆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아 1석 2조”…미래식량 떠오른 ‘곤충쿠키’에 관심 생겨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류 대표는 2012년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이후 카이스트(KAIST) 경영대학원에서 정보경영학을 공부하며 IT업계에서 일하던 상위 1%의 이른바 엄친아다. 지방에 있는 의대를 다니다 적성에 맞지 않아 수능을 다시 볼 만큼 삶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방향성을 자신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식용곤충에 뜻이 있어 이 사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그도 일반 사람들과 같이 곤충이라고 하면 '혐오'를 느낄 만큼 거부감이 컸다. 우연히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용곤충 사례를 보며 "저걸 어떻게 먹어" 하고 눈살을 찌푸릴 정도였다.

류 대표는 "당시 IT쪽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농업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해외에서 새로 생겨난 농업 비즈니스라든지 새롭게 떠오르는 기술 등에 흥미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식용곤충' 이었다”고 말했다.

국내보다 훨씬 앞서 2013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단백질의 대체 식품으로 식용곤충을 주목했다. 언론은 이를 앞다퉈 다루기 시작했고, 류 대표도 자연스럽게 호기심을 갖게 됐다.

류 대표는 "국내에는 식용곤충이 판매되기 이전이라 어떤 맛일지 궁금해 미국에서 직접 주문해 먹어보기도 하고 취미삼아 만들어 보기도 했다"며 "먹어보기 전과 후의 생각이 180도 바뀌면서 곤충에 대한 ‘선입견’이 큰 장벽을 만듦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류 대표는 “다른 사람들도 먹는 것에 대한 거부감만 없애 준다면 건강에도 좋고 환경에도 좋기 때문에 아주 좋은 시장이 형성되겠구나 싶었다”고 덧붙였다.

◆ “식용곤충에 대한 인식 바뀌는 것 보면 뿌듯하고 행복해”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곤충 쿠키를 소개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하지만 그의 확신만으로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을 한 것은 아니었다. IT 전공을 살려 홈페이지를 개설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2013년 후반 무렵, 식용곤충에 대한 해외 사례를 올리거나 먹어본 경험을 직접 게시하는 등 식용곤충에 대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역할을 자처했다. 방문자는 하루 평균 10명 남짓으로 그야말로 블로그 수준이었다.

류 대표는 “가능성이 무한한 시장이라 생각했지만 당시 국내에선 너무나 생소한 사업이었고 식용곤충에 대한 정보도 굉장히 부족해 시장을 형성하기엔 시기상조라고 판단됐다”고 부연했다.

가장 먼저 식용곤충을 활용한 쿠키 알리기에 두 팔을 걷어부쳤다. 주말이 되면 식용곤충을 구해다 쿠키를 만들었고,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 시작했다. 특별히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나눔’은 곧 메아리가 되어 돌아왔다. 시간을 거듭할수록 곤충쿠키를 원하는 사람은 곱절로 늘게 됐고, 나눔의 개수만 2000개에 달했다.

류 대표는 “이 시기 쿠키 나눔을 통해 수요가 있음을 확신하게 됐다”면서 “판매하기 위해 2014년 제조장을 만들려는데 마침 그해 8월에 제도적으로 갈색거저리 유충을 국내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돼, 같은 해 9월에 법인을 세우고 2015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쿠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류 대표의 인생에 있어 식용곤충 사업은 마치 필연인 듯 탄탄대로 흘러왔다. 하지만 막상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입하고 나니 잘 닦여진 꽃길만 걸어오던 그에게는 마치 ‘비포장 도로’와 같았다.

류 대표는 “하루는 쿠키를 알리기 위해 ‘창조 경제 박람회’에 참석해 무료 시식을 한 적이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집어먹던 사람들이 ‘이거 곤충이야?’ 하고 화들짝 놀라 먹던 쿠키를 집어 던지기도 했다”며 “혐오식품을 판다고 화를 내거나 항의하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이나 지인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대부분 “설마 이걸로 사업을 하진 않겠지?” 라는 반응을 내비췄다. 20명 정도의 지인에게 쿠키를 나눠주면 고작 1명이 맛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류 대표에게 그 한명은 마치 '한 줄기의 빛' 그리고 ‘희망’과 같았다고 했다.

류 대표는 “쿠키를 보고 거부감을 보이거나 짜증을 내는 사람은 그동안 너무나 많이 봐왔기 때문에 비교적 덤덤하다”면서 “이제는 어떻게 하면 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되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온갖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사람들의 인식이 변하는 과정을 지켜볼 때, 즐겁고 행복하다”는 말도 전했다. 

실제 얼마 전 EBS에서 촬영 차 류 대표의 카페를 방문해 10명의 소비자들을 데리고 블라인드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곤충쿠키임을 알지 못한 채 맛을 본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아몬드 맛이 난다고 말 했다가 식용곤충임을 알고 화들짝 놀랐을 만큼 ‘곤충’ 이라는 선입견이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기도 하다.

◆ 맛도 종류도 다양… “곤충쿠키만의 정체성 느낄수 있는 쿠키 제공하고 싶어”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용곤충'으로 만든 쿠키들. 종류만 10여가지에 달한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용곤충'으로 만든 쿠키들. 종류만 10여가지에 달한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류 대표는 법적으로 허용된 식용곤충 7종 중 공급의 안전성과 가격의 문제 등을 고려해 3종의 식용곤충만 쿠키를 만드는 데 활용하고 있다. 곤충은 각기 다른 농장과의 계약을 통해 공급받고 있으며, 완성돼 판매하고 있는 쿠키만 10여개에 달한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맛, 크기, 모양 모두 제 각각이어서 골라먹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쿠키를 만드는 레시피는 그의 멘토로부터 제공받았다. 영국에서 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곤충음식을 만들어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던 국내 셰프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디어를 얻어 1차 검증을 마쳤다. 이후 1000개에 달하는 샘플링을 시도했고 소비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더블버그만의 방향성을 구축하는 등 2차적인 검증을 끝냈다.   

류 대표는 “이더블버그의 쿠키는 쿠키에 따라 벌레 모양이 그대로 보이는 쿠키도 있고, 보이지 않는 쿠키도 있다”며 “벌레가 보이는 쿠키를 만든 이유는 굉장히 중요한 철학이 담겼기 때문이다”고 입을 열었다.

이더블버그의 쿠키에는 곤충의 맛이나 향, 식감 등 그 제품만의 정체성(identity)를 느끼게 해줘야만 재구매가 일어난다는 류 대표의 생각이 고스란히 담겼다. 소비자들이 다소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벌레의 모양이 생생하게 쿠키에 드러나 있어 쿠키를 먹기 전 소비자들은 눈으로 벌레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셈이다.

류 대표는 “쉽게 말해 짜장면을 안 먹어 봤는데 짜장면이 땡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원리다”라며 “그 제품만의 무엇을 느껴야만 ‘먹고싶다’ 라고 생각하고 재구매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벌레의 모양을 숨긴다면 홍삼처럼 맛으로 먹는 것이 아닌 몸에 좋으니까 먹는 하나의 ‘건강보조식품’에 불과하다”고 말을 이었다. 즉, 곤충쿠키를 하나의 대중성 있는 식품으로 자리매김 하고 싶다는 의미다.

곤충쿠키의 맛은 무엇을 먹고 자랐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대부분 건새우, 아몬드, 뻔데기 등의 맛을 내지만, 곤충이 먹고 자란 음식에 따라 오묘한 차이를 나타낸다.

식용곤충은 담백질 자체가 아미노산으로 이뤄져 있어 소나 돼지 보다 질적으로 뛰어난 단백질을 자랑하며, 건조시켜 먹기 때문에 똑같은 양을 먹어도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곤충의 껍질은 식이섬유로 작용하기 때문에 고기와 야채를 동시에 먹는 효과를 주며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도 함께 포함하고 있다.

류 대표는 “견과와 함께 믹스된 쿠키는 불포화 지방산이 많이 함유돼 있어 건강간식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추천하며, 곤충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싶은 매니아층에게는 몬스터 쿠키를, 음식에 선입견이 강하고 용기가 나지 않지만 호기심은 있다 하는 분들에게는 벌레 모양이 보이지 않는 누에 버터링 쿠키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한편, 곤충쿠키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나 고기를 잘 씹지 못하는 60-70대 분들에게 인기가 좋으며, 특히 호기심이 왕성한 초등학생들에게도 하나의 교육 컨텐츠로써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건강한 식문화 선도 하고 싶다” …대체할 수 없는 음식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 ‘꿈’

3일 서울시 양재동에 위치한 이더블커피 카페에서 이더블버그(Ediblebug)의 류시두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photoyms@seoulmedia.co.kr

류 대표는 향후 식용곤충 식품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서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다.

류 대표는 “그동안 국내 소비자들이 워낙 식용곤충에 대한 정보가 없고 생소하다보니 식품에 대한 오해가 많아 안전성 여부를 비롯해 다양한 기초정보를 제공하는데 주력해 왔다”며 “앞으로는 기호식품이 아닌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하나의 대체제 라든지 식사의 일부로써 다가가고 싶다”고 피력했다.

류 대표는 올 연말 예정 된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대한민국 통틀어 곤충을 나만큼 많이 팔고 잘 파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면서 “연말에 나올 신제품은 100만개 이상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 이더블버그의 연매출은 3년 전과 비교해 10배 이상 올랐을 만큼 크게 성장했다. 앞으로도 '식용곤충‘ 이라는 다소 어려운 식재료를 통해 얼마만큼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식품으로 다가설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임유정 기자 wiselim88@naver.com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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