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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회 칼럼] 난국을 이기는 법

기사승인 2017.08.10  11:3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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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을 방문, 건강보험 보장 강화정책을 발표한 뒤 나서며 시민들의 기념촬영 요청에 응하고 있다. 오른쪽은 시민 카메라로 사진을 직접 찍어주는 주영훈 경호처장.

―지금 나라가 매우 위중합니다. 어두운 전쟁의 먹구름이 끼고 중국의 보복으로 골병이 듭니다. 난국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하나 국민이 하나 되는 길 뿐입니다―

조선시대 정치·경제·문화·군사 등 각 분야의 법규를 포괄적으로 집대성한 경국대전(經國大典)에는 분경금지법(奔競禁止法)이라는 낯선 단어가 나옵니다.

‘분경금지법’이라니, 예사로운 법이 아님은 그 생경한 이름에서 먼저 느껴집니다. 그러면 분경금지법은 무엇일까? ‘분경’이란 분추경리(奔趨競利)의 준말로 벼슬을 얻기 위해 권력자의 집에 분주하게 드나들며 엽관(獵官)운동하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그러니까 분경금지법은 곧 지금의 부정청탁금지법과 마찬가지라고 보면 될 듯합니다.  

조선이 건국되기 전 고려 때에도 정실로 관직을 주고받는 엽관의 폐단은 있었지만 법으로 금지하지는 않았는데 왕조가 바뀌면서 조야가 어수선하고 혼란해지자 이를 수습하고 집권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법이 제정되기에 이릅니다. 

이성계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정종(定宗)은 즉위하던 해인 1399년 일족 중 3·4촌내의 근친이나 각 절제사(節制使)의 대소군관(大小軍官)을 제외한 모든 관리가 사사로이 윗사람을 만나는 것을 금하는 교지를 내려 이를 어기는 자를 법에 의해 처벌했고 뒤를 이은 3대 태종(太宗)도 삼군부에 명하여 무신(武臣)의 집에 드나드는 것을 금지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분경금지법이 법제화가 되어 제대로 시행된 것은 9대 성종 대에 이르러서 입니다.

당시 법에 의하면 이조(吏曹)·병조(兵曹)의 제장(諸將)과 당상관, 이방(吏房), 병방(兵房)의 승지, 사헌부·사간원의 관원, 장례원판결사(掌隷院判決事)의 집에 동성 8촌 이내, 이성(異姓), 처친(妻親) 6촌 이내, 혼인한 가문, 이웃사람이 아니면서 출입하는 자는 분경자로 간주되어 장일백유삼천(杖一百流三千), 즉 100대의 곤장을 때리고 3000리 밖으로 쫓아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규정은 매우 폐쇄적인 법제여서 많은 한계가 노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관인들 또한 표면에 나서지 않고 뒤에서 은밀하게 청탁하고 행적을 감추기 때문에 별효과를 내지 못하였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내 사람, 네 사람을 가르고 내편, 네 편을 갈라 당쟁을 일삼았던 조선조 500년이고 보면 매관매직이나 엽관의 폐해가 오죽이나 심했으면 법률을 만들어 권력자의 집에 드나들지 못 하게끔 단속을 할 수밖에 없었던가, 당시의 시대상이 만화경(萬華鏡)처럼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에 당선이 되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할 수 있는 자리는 대략 7000여개로 추산이 된다고 합니다. 거기다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까지 더하면 많게는 2만개를 훌쩍 넘긴다고 하니 그 숫자가 실로 엄청납니다.

통상 대통령에 취임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인사에 결재를 하는 일입니다.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청와대 수석비서관, 각 부처 장·차관 등을 포함해 모두 117명(장관급 27명, 차관급 90명)의 고위직 공무원을 먼저 임명합니다.

여기에는 감사원장,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 이른바 5대 권력기관장을 비롯해 금융위원장, 공정거래위원장,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포함됩니다.

그밖에도 대통령의 인사권은 군 장성을 비롯해 각 부처 실·국장, 1~3급 1500여명에 달하는 고위공무원들에게도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칩니다.

그밖에도 대통령 직속 위원회와 정부위원회 1000여명에 대한 임면권, 검찰(검사 이상), 경찰(경정 이상), 외무공무원(참사관 이상), 소방직 등 특정직 공무원과 국립대 총장을 임명하는 권한도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대통령의 인사권 범위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임기 동안 실질적으로 국가 전반을 장악하는 것은 행정부를 넘어 사법부 등 각종 헌법기관, 그리고 공공기관 등의 요직 인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헌법기관 고위직은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 중앙선거관리위원 등입니다.

그렇듯 국가원수 및 행정부 수반으로서 대통령의 권능은 인사권에서 비롯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정권이 바뀌어 새 정부가 들어서니 부처마다 인사바람이 한창입니다. 과거 정권의 인물이 물러 난 자리에는 새 인물이 들어앉고 그에 따라 연쇄적인 인사이동이 이어져 바야흐로 정부 각 부처와 산하기관, 공공기관에는 인사이동으로 분위기가 어수선 합니다.

그동안 야당신분으로 ‘찬밥’을 먹던 이들이 대통령을 당선시킨 공로로 청와대로 들어가고 각 기관으로도 배치되는 모습은 정권 교체를 실감나게 하는 풍경중의 하나입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가 7000개나 된다하니 지금 관가는 새 자리, 좋은 자리를 찾는 이들의 행보가 분주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3개월이 되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부랴부랴 선거를 치르고 쫓기듯 출범한 새 정부였지만 그동안 짧은 기간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전임 대통령이 물에 기름처럼 불통으로 국민과 등을 돌리고 있었기에 문 대통령의 국민 친화적 행보는 대통령에 대한 인식을 180도로 바꾸어 놓은 것이 사실입니다.

파격적인 고위직 인사, 상하직위 구분 없는 적극적인 대국민 접촉, 적폐 청산을 위한 과감한 조치, 가는 곳마다 국민의 아픔을 헤아려주고 눈물을 닦아 주고자 하는 자상한 태도, 상대가 누구이던 허리를 굽히는 겸손한 자세 등은 권위주의에 짓눌려 있던 국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랬기에 정권 출범과 함께 시작된 야당의 심술궂은 몽니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아낌없이 높은 지지를 보내 주고 있습니다.

지금 국내외 정세는 매우 위중합니다. 핵과 미사일, 한·미 군사훈련을 놓고 북한과 미국이 벌이는 험악한 말싸움은  금세 전쟁이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의 분위기입니다. 사드 배치에서 불거진 중국의 보복은 우리 경제를 골 병 들게 하고 있고 위안부문제를 둘러 싼 한·일 관계 역시 해법을 찾지 못 한 채 표류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내정문제 또한 문 대통령의 어깨를 무겁게 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큰 과제는 개혁과 적폐청산입니다. 당연히 인적청산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런데 말이 쉬워 개혁이고 청산이지, 그게 바로 문제입니다.

검찰개혁, 국정원 개혁, 경찰개혁, 군 개혁, 언론개혁 등등 그것들은 모두 어느 하나 쉽지 않은 일들입니다. 당연히 기득권 세력과 청산대상세력의 반발과 저항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길을 막아 선 커다란 바윗돌을 치워야 하는 것과 같은 형국입니다.

올 8월은 일제로부터 광복이 된지 72회째 되는 해입니다.

이번 여름은 참으로 무더웠습니다. 거기다 가뭄 뒤 물난리까지 겪어 국민의 삶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여당과 야당, 그리고 모든 기관 단체는 집단이기심을 벗어 나 새로운 사회를 다지는 일에 나서야 합니다. 국민이 하나가 되는 것, 그것 말고 이 난국을 헤쳐 나가는 방법은 없습니다.

 

김영회(언론인) yhk9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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