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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도, 팔기도 어려워요"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현실화

기사승인 2017.08.13  13:5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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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자 1억∼2억원 낮춘 급급매 일부 거래 속 매수자 "더 떨어질 것" 관망 뚜렷

SK건설이 서울 마포구 공덕동 385-13번지 일대에 마포로6구역을 재개발해 공급하는 ‘공덕SK리더스뷰’ 견본주택이 개관한 11일 오후 견본주택이 위치한 강남구 SK VIEW 갤러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기도, 팔기도 어려워요."

8·2 부동산대책 발표 후 열흘이 지나면서 서울 아파트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매수세는 종적을 감췄고 호가를 낮춘 급매물이 나와도 잘 팔리지 않는다. 거래가 가능한 재건축 단지에는 시세보다 1억∼2억원 낮춘 다주택자들의 '급급매'가 한두개씩 팔리고 있지만 매수자들이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못하긴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책으로 다주택자들이 양도세 중과 전 매물을 쏟아낼 것으로 보이지만 매물을 받아줄 매수자들도 대출 규제와 거주의무 요건 등으로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며 "거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 재건축·재개발 급매물 나와도 안 팔려...계약 포기도 속출

서울 아파트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당장 매물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천만원씩 가격을 낮춘 매물이 나와도 매수자들은 거들떠보지 않는다.

특히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투자수요가 대부분이라 양도소득세 중과에 민감한데다 정부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의 재당첨까지 금지하면서 매물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거래가 안된다. 시세보다 1억원 이상 내린 일부 '급급매'들이 한두건씩 팔린 정도고, 후속 매수문의가 거의 없다.

잠실 주공5단지는 지난주 종전 시세보다 최고 1억3000만∼1억4000만원 떨어진 급매물이 2건 거래된 이후 소강상태다.

대책 발표 전 15억6000만∼15억7000만원을 호가했던 이 아파트 112㎡의 경우 최근 14억3000만원과 14억5000만원에 2건이 팔린 뒤 14억5000만원 이상에 나온 매물은 거래가 안된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시세보다 2억원가량 싼 '급급매'만 팔렸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며 대책 발표 전 최고 14억8000만원을 호가하던 102㎡의 경우 지난주 12억7000만원, 12억75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현재 이주 중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는 대책 발표 전 시세에서 4000만∼1억원 빠진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세가 뜸하다.

조합설립인가나 사업계획인가 신청 등으로 아예 거래가 불가능해진 강남구 개포동과 잠원·반포동 일대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는 적막감만 감돌고 있다.

시세보다 3억원 이상 내린 '현금청산' 대상 매물도 등장했다.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인 신반포 10차 57㎡의 경우 조합설립인가 이후 단지여서 거래가 불가능한데 시세(10억5000만원)보다 3억원 이상 싼 7억원짜리 급매물이 나온 것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재건축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0.25% 하락했다.

강북 재개발 시장도 타격을 받고 있다.

동작구 흑석뉴타운 일대도 매수문의가 자취를 감췄고, 용산구 한남뉴타운 일대도 2000만∼5000만원 내린 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매수 문의조차 없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대책 발표 전에 거래된 일부 매물 가운데서는 집값 하락을 우려한 매수자들이 계약금을 포기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다. 집값이 비쌀 때 '상투를 잡았다'며 계약금을 포기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다.

◆ 일반 아파트도 '거래 뚝'…분당 등 신도시 풍선효과 미미

서울 일반 아파트들도 일부 급매물이 나오고 있지만 역시 거래는 안된다.

서초구 잠원동 훼미리 아파트 112㎡는 대책 발표 전 시세(12억원)보다 5000만원 낮춘 11억5000만원짜리 매물이 등장했지만 살 사람이 없다.

노원구 상계동 일대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아야 할지 고민하고 있고 매수자들은 더 떨어질 때까지 안 산다고 관망하고 있다"며 "매수자도 매도자도 실종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이번 8·2 대책으로 살 사람, 팔 사람 다 거래가 어렵다며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흑석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놔도 매수자들 역시 대출이 30∼40%로 축소됐고 정비사업 조합원·일반분양분에 대한 재당첨 금지도 있어 살 수가 없는 구조다"라며 "매도자에게 집을 팔라고 하면서 매수자들이 살 수 없게 만드는 앞뒤 안 맞는 정책이다"라고 비판했다.

당초 이른바 '풍선효과'를 기대했던 분당·평촌 등 신도시 시장도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일부 집주인들이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에서 빠져 있다는 기대심리로 호가를 높여 매물을 내놓긴 하지만 매수세가 없다.

평촌 평촌동 향촌마을 현대5차 105㎡는 6억∼6억2000만원으로 대책 발표 전보다 호가가 소폭 상승했지만 거래가 안된다.

전문가들은 9∼10월 이후 매물이 대거 쏟아져 나오면서 가격 하락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다주택자들도 임대사업을 하는 게 좋을지, 내년 4월 전에 파는 게 나은지 몰라서 갈팡질팡하는 상황이다"라며 "9월 주거복지로드맵에서 발표할 임대주택 사업자 지원 혜택 등을 보고 매도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국자산관리연구원 고종완 원장도 "다주택자들이 매도 또는 보유의 득실을 충분히 저울질한 뒤 가을 이사철 이후 매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공산이 크다"며 "그 전까지는 매수자들도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거래절벽이 불가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양혜원 기자 moneyss@seoulmedia.co.kr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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