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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의 성악가 11명 "해피버스데이 투 유, 이안삼" 노래한다

기사승인 2017.09.04  14: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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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11일 돌체마티네콘서트 개최...정선화·정혜숙·김성혜·송기창·이재욱 등 출연

윗줄 왼쪽부터 소프라노 김미현, 소프라노 황윤정, 소프라노 박선영, 바리톤 장철준, 소프라노 정혜숙, 소프라노 조정순, 소프라노 정선화. 아랫줄 왼쪽부터 소프라노 김순향, 바리톤 송기창, 소프라노 김성혜, 테너 이재욱, 피아니스트 강은경, 피아니스트 장은혜, 진행 및 해설 이준일.

이안삼 작곡가는 지난해 아주 특별한 생일상을 받았다. 미역국, 불고기, 잡채는 없었지만 그보다 더 맛있는 노래 잔칫상이 차려졌다. 정상의 성악가들이 그의 곡을 번갈아 부르며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축하했고, 관객들은 흐뭇한 표정으로 노래의 향연을 즐겼다.

이안삼 작곡가는 1943년 9월 12일 생이다. 올해 만 74세.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 지난해처럼 생일 축하 파티를 개최한다. 오는 11일 오후 2시30분 강남시니어플라자 돌체아트홀에서 '제53회 돌체마티네콘서트'로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가 열린다.

이번에도 내로라하는 성악가 11명이 그의 명품 가곡 14곡을 부른다. 소프라노 정선화·조정순, 바리톤 송기창, 테너 이재욱은 2년 연속 참석이다. 성악가들은 “멋진 곡들을 더 많이 만들어 마음껏 노래하게 해달라”는 기원을 담아 무대에 오르고, 관객들은 “이런 멋진 노래를 항상 들을 수 있게 해달라"는 소망을 빌며 귀을 쫑긋 세운다. 아임 해피를 넘어 에브리바디즈 해피다.

이번 음악회의 오프닝 곡은 이안삼의 대표작인 ‘내 마음 그 깊은 곳에’다. 소프라노 김미현이 무대를 활짝 연다.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내 마음 그 깊은 곳에 / 그리움만 남기고 떠나버린 그대여 / 내 마음 먹구름 되어 내 마음 비구름 되어 / 작은 가슴 적시며 흘러내리네 / 아! 오늘도 그날처럼 비는 내리고 / 내 눈물 빗물되어 강물되어 흐르네" 김명희 시인의 노랫말에 입혀진 아름다운 선율은 우리 가곡의 끝판왕을 보여준다.

이어 소프라노 황윤정이 요즘 분위기에 딱 들어맞는 ‘가을 들녘에 서서’를 노래한다. 이 시를 쓴 최숙영 시인은 이안삼 작곡가와 호흡을 맞춰 '그런거야 사랑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대가 꽃이라면 민들레 하얀 민들레 / 수많은 별들이 떨어져 피었다는 민들레 / 하늘에서 왔으니 앉을 곳을 가렸겠나 / 돌밭이라도 길가라도 애써 가렸겠나 / 별 같은 마음으로 지친 땅에 꿈을 주고 / 험한 세상 솜털에 실어가는 그대는 민들레 / 하늘에서 왔으니 그대는 민들레" 소프라노 박선영은 장장식 시인의 감각적 언어가 빛나는 ‘그대가 꽃이라면'을 선보인다.

바리톤 장철준은 '황혼의 숲'(조재선 시)을 연주한다. 조재선 시인은 이 곡 외에도 '가을의 기도' '겨울하늘에 띄우는 편지' '갈망의 봄' 등 이안삼 작곡가와 함께 여러 노래를 만들었다.

뒤이어 가곡에서는 드물게 탱고리듬을 입혀 흥겨움을 더한 '금빛날개'(전경애 시)’를 소프라노 정혜숙이 부른 뒤, 소프라노 조정순이 '매화연가'(황여정 시)로 배턴을 이어 받는다.

얼마나 사랑했으면 하나가 되었을까. 소프라노 정선화는 ‘연리지 사랑(서영순 시)’을 노래한다. 연리지는 중국 당나라 시인 백거이가 지은 장편 서사시 '장한가'에도 나오는 나무다. 뿌리는 다르지만 서로 엉켜 한몸이 되어 자란다. 정선화가 이 지극한 부부애를 어떻게 표현할지 벌써부터 설렌다.

소프라노 김순향은 ‘고독’을 부른다. 이 시를 쓴 이명숙 시인은 '그리움은 낙엽되어'(임긍수 곡) '님 마중(한성훈 곡)'의 노랫말을 쓰기도 했다.

이안삼 작곡가가 지난해 열린 돌체마티네콘서트 '작곡가 이안삼 초청 음악회'를 마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어느날 그대 꽃잎처럼 나를 찾아 온다면 / 나 파란 가랑잎 되어 그대 곁에 머물리 / 어둔 창가 그대 별빛되어 창을 두드리면 / 밤이슬 맞은 풀잎되어 설레임에 숨죽이리 / 긴 세월 가슴에 품은 그대의 고백 / 맴돌고 맴돌다 하늘에 던진 진주처럼 / 그대 그대의 밤하늘 영롱히 빛나는 / 푸른 별빛으로 내게 온다면 / 나 잔잔한 바람으로 그대 곁에 속삭이리 / 나 은은한 달빛되어 그대 곁에 머물리 / 나 은은한 달빛되어 그대 곁에 머물리라”-다빈(김정주) 시인의 '어느 날 내게 사랑이'

“사랑할 때는 / 눈빛 하나 손짓 하나로 꽉 차오르던 마음 / 왜 한 외로움은 / 하나의 위로로는 턱없이 부족한 걸까 / 그래서 세상엔 사람이 넘쳐 나야 하지 / 가을날 사방 흩날리는 나뭇잎 / 나무가 저 많은 나뭇잎을 품었던 건 / 그만큼 외로웠음일까 / 스쳐 지나가는 사람 하나하나 / 수북히 쌓인 낙엽 하나하나 / 언젠가 누군가에게 사무치는 위로였다는 것이 / 나를 나를 노랗게 어루만지는 가을날 / 너를 알기위해 이 세상을 살아보는 거다”-고옥주 시인의 '위로' 

바리톤 송기창은 ‘어느 날 내게 사랑이’와 ‘위로’를 연달아 부른다. 특히 '위로’는 2015년 겨울부터 각종 음악회에서 불리기 시작한 이후 많은 여성 소프라노들의 단골 레퍼토리 중 하나가 됐다. 그동안 여성들의 연주로만 만나볼 수 있었던 곡을 최근 송기창이 남성 버전으로 불러 색다르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송기창은 “처음엔 이안삼 선생님의 추천으로 불러봤는데 가사가 너무 좋아 요즘 즐겨 부른다”며 엄지를 들어올렸다.

'목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 악기인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소프라노 김성혜는 이안삼의 따끈따끈 신상곡을 선보인다. ‘월영교의 사랑(서영순 시)’과 ‘여름 보름 밤의 서신(한상완 시)’이다. 이 두 노래에는 감동의 사연이 있다.

월영교는 경북 안동에 있는 나무다리다.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난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뽑아 한 켤레의 미투리를 지은 지어미의 애절하고 숭고한 사랑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었다. 조선판 사랑과 영혼으로 알려진 '원이 엄마'의 애절한 로맨스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름 보름 밤의 서신’엔 '토지'를 쓴 박경리 선생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이 녹아있다. 연세대 부총장을 지낸 한상완 시인은 선생이 하늘나라로 가시기 전 10여년간 가까이에서 모시며 큰 사랑를 받았다. 그런 까닭에 늦깎이 시인으로서 세권의 시집을 내는 동안 선생님께 드리는 사모의 시를 일곱편이나 썼을 정도다. 휘영청 달 밝은 어느 여름날 밤, 문득 선생님이 사무치도록 그리워 이 시를 썼다 "그림자 짙은 / 치악 연봉 위에 / 홀로 뜬 / 보름달 / 그건 / 내 그린내의 / 환한 얼굴"이라고 노래하는 부분에선 결국 배달되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그립노라"하고 꼭 편지를 써야할것 같은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테너 이재욱은 남자다운 박력이 흠뻑 느껴지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문효치 시)’를 연주한다. 2005년에 만들어졌으며 이안삼의 또다른 대표작으로 꼽히는 노래다.

피날레는 모든 출연진에 다함께 '우리의 사랑'(서영순 시)을 부른다. 이 노래의 후편이 바로 '연리지 사랑'이다.

1부는 강은경, 2부는 장은혜가 피아노 반주를 맡는다. 올해도 진행은 음악 칼럼니스트인 돌체오페라단 이준일 대표가 한다. 그는 흰색 세일러 햇을 쓰고 등장해 '캡틴'답게 깊이있는 해설도 함께 해줄 예정이다.

혹시 이날 콘서트 현장에 오지 못하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예상하건대 이안삼 작곡가는 무대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삼각대를 설치하고 스마트폰을 고정시켜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하리라. 멋진 노래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멋진 날이 기대된다.

 

양혜원 기자 moneyss@seoulmedia.co.kr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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