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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도 침 맞고 한약 먹는다···'반려동물 1000만 시대' 틈새시장 개척

기사승인 2017.09.19  17: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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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세대 한방전문수의사' 강무숙 원장 "동물이 보내는 다양한 시그널 주목하면 치료방법 보여"

강무숙 원장은 "‘동물제중원 금손이’라는 병원명은 조선 숙종의 반려묘 '금손이'에서 따온 것이다"라며 "금손이를 돌보던 숙종의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병원명을 직접 지었다"고 말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강아지나 고양이도 처음에 오면 당연히 맥을 짚어보죠. 사람의 경우엔 일반적으로 손목 부위의 요골동맥이나 목동맥(인영) 또는 발등동맥(부양) 등을 이용하지만, 동물은 주로 대퇴동맥을 짚어봅니다. 다리 혈관은 너무 얇아 충분한 박동감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넓적다리 부위를 이용하는 겁니다." 

궁금했다. 그저 "멍멍~" "야옹~"이라고 외칠 뿐인데 어떻게 아픈 곳을 족집게처럼 잡아낼 수 있을까.

강무숙 원장(동물제중원 금손이)은 1세대 한방수의사다. 4년간 일반 수의사로 일하다가 15년 전부터 '한방'에 꽂혀 반려동물의 한방치료 케이스를 정립해 나가고 있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위해 침을 놓고 한약을 달인다.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남들보다 빠르게 틈새시장을 개척한 셈이다.

동물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 비결은 관찰이다. 강 원장은 "말못하는 그들이 느끼는 감정과 몸의 컨디션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세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맥도 그런 서베이의 한 과정이다"리며 "현대과학에서도 여전히 명확한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증상들이 많다. 결국 동물이 보내는 다양한 시그널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난치 질환에 대해 때로는 대체의학 혹은 전통의학이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들 사이에서도 한방치료가 이 분야의 강점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한방치료의 관건은 환자가 '어떤 증상'을 보이느냐가 중요

강무숙 원장은 "현대의학으로 밝혀낼 수 없는 부분을 한방 치료의 '증상'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보통 병원에서는 골치가 지끈지끈 쑤시다고 하면 '머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머리 검사를한 후 이상 부위를 치료 합니다. 그러나 한방에서는 단순히 검사 결과와 데이터에 의존하기보다는 환자의 움직임과 목소리, 맥, 손발 등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며 환자가 내보내는 신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 10곳 수의과 대학 중 2곳(서울대·전북대)에만 한방수의학 과목이 개설돼 있고, 그 외에 한방수의사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전통수의학회에서 과목을 이수하면 된다.

강 원장은 "한방전문수의사가 된 것은 어쩌면 제 성격상 안타까운 상황을 그냥 못 지나쳐서인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를테면 몸이 불편한 환자가 MRI까지 찍었는데 결과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고 나왔다면, 데이터에 의존하는 의료진으로서는 더 이상 손을 쓸 수가 없다"면서 "그러나 한방 치료의 ‘증상’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충분히 치료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한방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맥을 비롯해 전체적인 상태를 살핀다. 다만 사람에서처럼 28가지 맥을 구분하지 않고 약 10개의 맥으로 분류해 진맥하며, 맥진의 경우 고양이와 개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진단 후에는 본격 치료에 들어가는데 한의학과 마찬가지로 한방수의학에서도 치료도구로서 보통 침과 한약을 사용한다.

강 원장은 "대개 사람에게 좋은 처방이 동물에게도 유익하지만 어떤 한약은 오히려 부담을 주는 경우가 있다"면서 "개들은 소양체질이 많은 편인데, 이런 경우 인삼을 많이 쓰면 되레 역효과를 유발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현재 한방수의학에서 동물에게 사용하는 처방은 약 300가지 정도며, 강 원장의 경우에는 신경계와 소화기에 문제가 있는 노령 반려동물을 많이 진찰하는 편이어서 '황련해독탕가감방' '가미귀비탕가감방' 등을 많이 처방하고 있다.

얼마전 '미미'라는 반려견도 갑자기 한쪽 다리가 마비돼 제대로 서지도 걷지도 못하는 상태로내원했으나 침과 한약치료로 현재는 거의 완치된 상태다. 강 원장은 동영상 속의 미미 치료모습을 보여주며 흐뭇한 미소를 건넸다.

침 치료 비용은 현재 1회 치료시 4만7500원이고, 한약은 어떤 약재가 들어가 있느냐에 따라 하루 3000원에서 1만원까지 한다.

◆말할 수 없는 동물이라도 매일 관찰하면 이상신호 알 수 있어

강무숙 원장이 한 반려견을 자신이 직접 발명한 슈퍼보드를 활용해 침치료를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한방치료는 질병으로 나타나기까지의 신호를 중요하게 여겨 질병 예방에도 탁월하고, 이미 질병으로 발전한 후에도 특정 질환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를 좋은 상태로 끌어올려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질병이 생긴 후에는 원래의 상태로 되돌리기가 쉽지 않다. 한번 병원을 찾기 시작하면 지속적으로 병원을 찾게 되는 이유기도 한데, 이 때문에 강 원장은 예방을 강조했다.

그러나 사람처럼 말이 통하는 것도 아니고 반려동물이 아픈 걸 어떻게 알아채야 한단 말인가. 강 원장은 "사람 사이에서도 말이라는 부분은 한계가 있고 소통이 잘 안될 때가 많다"면서 "말보다는 사람이든 반려동물이든 계속 관찰하다보면 상대의 상태를 알 수 있는 연륜이 쌓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매일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반려동물이 어느 날 매일의 일과에서 벗어나는 행동을 보인다면 어디가 아픈 것은 아닌지 검진해볼 필요가 있다. 새벽에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닌다거나 하루 종일 잠만 잔다거나 등 이상 증상들을 어떤 질병이라고 결론내릴 수는 없지만 질병으로 갈 수 있는 증상들로 보고 잘 관찰할 필요가 있다.

강 원장은 "한방 치료는 양방처럼 정형화돼 있지 않고 접근 자체가 다르다"면서 "기운이 빠져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혈액이 부족해서인지 혹은 외부 상황 때문인지를 파악해 만약 기가 부족하면 보해주는 처방(보약 등)을, 내부 기운이 왕성하다면 외부 기운을 없애주는 치료, 즉 상호보완의 치료를 하는 것이 한방의 접근방식이기 때문에 증상별로 맞춤 치료가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양방에서 해결하지 못한 안면신경마비, 뇌수막염, 발작, 디스크 등 난치성 치료동물이 김 원장을 많이 찾는다. 기억에 남는 반려동물이 많지만 그 중 14살 3개월 된 한 반려견은 수시로 기절하고 혼수상태에 빠지곤 했다. 다른 동물병원에서는 이 반려견의 문제가 머리에 있다고 판단해 MRI 검사를 했지만 아무 문제가 없었다. 이상이 없으니 스테로이드를 처방했고 다행히 증상은 회복됐지만 간이 손상됐기에 약을 중단했다. 그런데 약을 복용하지 않으니 발작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

강 원장은 "내원했을 때 스테로이드를 끊자니 다시 증상이 나타나고 스테로이드를 먹자니 간이 손상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였다"면서 "한방치료로 접근해보면 이 상태는 양기가 부족하다고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기에 기운을 보해주는 한약을 처방해줬고 현재 스테로이드를 거의 먹지 않고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반려동물의 한방치료…과학적이지 않다는 비판은 없나

강무숙 원장은 "동물제중원 금손이에는 양방에서 해결하지 못한 안면신경마비, 뇌수막염, 발작, 디스크 등 난치성 치료동물이 많이 내원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체계는 이원화돼 있는 상황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한의학은 의료계와의 대립을 끊임없이 겪고 있다. 수의사들 사이에서도 일반수의사와 한방전문수의사의 대립이 있느냐고 묻자, 수의사의 경우 한방수의학을 수료하면 일반진료와 동시에 한방진료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대립 및 갈등은 없다고 답했다.

강 원장은 "10여 년 전 한방전문수의사가 등장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약간의 인식 차이로 인해 '과연 한방 치료가 근거중심의학(EBM)이냐'라고 의아해 했고, 특히 '과연 기를 기반으로 질병에 대한 실체를 증명해낼 수 있을까'라고 불신했다"면서 "하지만 여전히 현대과학이 밝혀내지 못하는 부분이 있고, 그 부분을 전통의학이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인식으로 한방수의학 분야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소비자들의 한의학 불신이 혹 한방수의학에도 영향이 있느냐고 묻자 "금손이를 찾는 이들은 기본적으로 '한방'을 믿고 찾아오는 고객들이라 불신은 없다"면서 "오히려 양방 쪽에서 해결하지 못한 질환을 가지고 내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한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편이다"라고 말했다.

또 혹여 한의사들의 태클은 없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하자, 강 원장은 "엄연히 치료의 대상이 사람과 동물로 구분이 되며, 한방수의사들이 사람을 대상으로 치료를 한다면 한의사들이 태클 거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우린 동물들을 치료하는 것이다"라며 "오히려 동물에 대한 지식이 충분하지 못한 한의사가 동물에게 치료를 하는 경우 위법한 사항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쓴 한약 어떻게 잘 먹을 수 있을까, 어떻게 가만히 누워서 침 맞지?

강무숙 원장이 자신이 직접 발명한 이지캡슐을 선보이고 있다. 밑면에 한약을 쭉 깔고 깔때기처럼 생긴 윗면에 가루를 부으면 손쉽게 캡슐 포장이 완성된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쓴 한약을 먹기 싫어한다. 또 뾰족한 침을 맞는 것도 무서워한다. 이런 반려동물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강 원장은 치료기구를 발명해낸 발명가이기도 하다.

강 원장은 현재 이지캡슐, 슈퍼보드 등을 발명해 제품으로 선보였고 또한 반려견 목깁스 기구 특허출원을 마친 후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지캡슐의 경우 한약재 가루를 그대로 먹게 할 경우 써서 잘 못 먹기 때문에 캡슐로 포장하기로 했는데, 캡슐 포장시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고 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발명한 것이 이지캡슐인데 캡슐을 밑면에 쭉 깔고 깔때기처럼 생긴 윗면에 가루를 부으면 손쉽게 캡슐 포장이 완성되는 원리다.

슈퍼보드는 반려동물이 침을 맞는 베드다. 반려동물도 사람과 비슷하게 침을 조용히 잘 맞는 아이도 있지만 벌벌 떨며 몸을 심하게 움직이는 아이도 있다. 강 원장은 "사람들도 베드에 누워 침을 맞듯 반려동물도 베드에 누워 침을 맞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발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렇듯 반려동물을 배려한 발명품에서도 강 원장의 사랑이 느껴졌다. 강 원장의 반려동물 사랑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다. 어릴 때부터 집에서 항상 개와 고양이가 있었다. 수의대 졸업 후부터 지금까지도 반려동물을 계속 키워왔단다. 지금은 12살 시츄와 5개월 된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

강 원장은 "아마도 평생 동물을 키울 것 같다"면서 "동물은 우리에게 무한한 사랑을 주고, 이런 사랑을 경험해 본 사람은 그 사랑이 날 얼마나 행복하게 만드는지 알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랑스러운 동물이 내 곁에 없다는 것을 상상할 수가 없다"면서 "사랑을 해야만 살아갈 수 있는 불치병인데, 치료약이 항상 내 옆에 있으니 다행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동물제중원 금손이'라는 병원명은 조선의 숙종 왕의 반려묘 '금손이'에서 따온 것이다. 숙종은 금손이에게 직접 먹이를 먹이고 잠도 같이 잘 만큼 좋아했지만 숙종이 죽자 상심한 금손이는 먹이를 먹지 않고 굶어 죽었다고 한다. 강 원장은 금손이를 돌보던 숙종의 마음으로 반려동물을 돌보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병원명을 직접 지었다고 한다.

신은주 기자 44julie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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