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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 하나에 한살씩 젊어져요" 70대 할머니 8명 유쾌한 춤바람

기사승인 2017.10.13  17:4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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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스페인 마오무용단과 함께 당당히 서울세계무용축제 무대서 공연

12일 스페인 무용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가 마오무용단의 '아주 많은' 무대에 함께 오르는 할머니들과 안무 연습을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이 나이에 나를 누가 불러?' 춤을 별로 춰 본 적은 없지만 지금 안 하면 다신 못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무조건 오케이 했어요"-김수연(77)

"처음에는 망설였죠. 춤에 대한 소질이 없기 때문에...우리 막내가 선물로 한번 해보라고 해서 '효심을 받겠다'라는 마음으로 참여했어요"-성옥분(78)

"커뮤니티 댄스라고 해서 호감을 느꼈어요. 춤을 통해 소통하고 내 안에 있는 분노, 아픔, 기쁨 등을 춤으로 멋있게 표현해보고 싶었어요"-장기숙(69)

70대 할머니 8명이 '춤바람'이 났다. 단 10분만 움직여도 삭신이 쑤시지만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행복한 표정이 가득하다.

12일 스페인 무용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가 마오무용단의 '아주 많은' 무대에 함께 오르는 할머니들과 안무 연습을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12일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최보결의춤의학교에서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연습은 예정됐던 5시를 넘겨 계속 이어졌다. "잠깐 쉬었다 하자"는 말이 나올법도 한데 논스톱 열공모드다. 

비록 세련된 동작은 아니지만 당당한 몸짓이 더할나위없이 아름답다. 외국인 안무가가 스페인어로 이것저것 설명하는데 그것을 또 기가 막히게 알아 듣는다. 눈치코치 100단 베테랑들은 깔깔깔 웃으면서도 가르쳐주는 스킬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진지하다. 할머니들은 "손동작 다리동작 하나 할때마다 한살씩 더 젊어지는 느낌이다"라며 구슬땀을 흘렸다.

한국 할머니들이 스페인 마오무용단과 함께 올해 서울세계무용축제(시댄스·SIDance 2017) 무대에 오른다. 이들이 호흡을 맞출 작품 이름은 '아주 많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신체라 여겨지는 노인의 몸이 오히려 훨씬 더 자유롭고 더 살아있음을 이야기한다. '실버세대를 위한 브라보 마이 라이프'인 셈이다.

12일 스페인 무용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가 마오무용단의 '아주 많은' 무대에 함께 오르는 할머니들과 안무 연습을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마오무용단은 1989년 바르셀로나에서 설립돼 2000년 마요르카에 터를 잡았다. 소외계층 아동,노인, 장애인, 청소년 가족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꾸준히 커뮤니티 댄스를 만들어왔다.

커뮤니티 댄스란 몸의 움직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전문 무용수보다는 일반인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나아가 지역 또는 공동체에 기반을 두고 심리적 치유 등 일상의 즐거움과 행복을 찾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아주 많은'은 2012년 마요르카에서 65세 이상의 할머니들과 함께 초연된 작품이다. 무용단을 이끄는 무용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는 이 작품은 처음부터 여성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듣고 그 나이 또래 여성들의 경험과 증언을 찾아다녔다.

12일 스페인 무용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가 마오무용단의 '아주 많은' 무대에 함께 오르는 할머니들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어머니와의 대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어요. 그녀는 50년대 초반에 마요르카의 작은 마을에 사는 젊은 여성이었어요. 그녀의 공적 생활은 항상 그룹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 젊은 여성들은 항상 함께 다녔죠. 어머니는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조금 나이 많은' 여성들에 삶에 주목했다.

"아버지와 남편의 결정권 아래 존재하는 이 여성들은 문화적으로 독재 정권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저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하는 마요르카에 사는 여성 중 65세 이상의 여성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그는 할머니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을 때 그들의 반응을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들이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즐기는지 매번 다르지만, 항상 재미있게 연습하고 재미있게 공연을 올려 흐뭇하다고 덧붙였다. 

김수연, 성옥분, 장기숙 할머니 외에도 김선주(71), 윤영옥(68), 장여옥(72), 김혜영(70), 신영자(65) 등 이번에 무대에 오르는 할머니 8명 모두는 무용 근처에 한번도 가본적 없는 사람들이다. 완전 생초짜들이다. 12일부터 하드 트레이닝에 돌입해 15일까지 4일동안 아이돌 그룹 뺨치게 맹연습한다.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을까.

12일 스페인 무용가 마리안토니아 올리베르가 마오무용단의 '아주 많은' 무대에 함께 오르는 할머니들과 안무 연습을 하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성옥분 할머니는 "이 나이에 관객 앞에서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행복이고 큰 기쁨이다"라며 "물론 안되는 동작도 있지만 그냥 마음으로 하는 거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수연 할머니 공연을 준비하면서 유행가 가사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라는 자신감을 얻은게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르는 사람들끼리 어울려서 춤출 수 있다는 게 즐거웠다"라며 "'주저 말고 다들 나오세요. 누구든지 같이 즐기자'라고 말하고 싶다"며 춤추기를 강력 추천했다.

장기숙 할머니도 "공동체에서 서로서로 사랑으로 안으면서 편안하게 출 수 있는 춤이다"라며 "몸은 격하게 움직이는데 오히려 마음은 안정된다"며 엄지척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그동안 갈고 닦은 할머니들의 열정적인 춤은 오는 16일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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