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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희생시키지 않고도 맵시 뽐내는 '착한 비건패션' 디자이너

기사승인 2017.12.14  16:4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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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건타이거' 양윤아 대표 "모피·가죽보다 더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옷으로 승부"

양윤아 '비건타이거' 대표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회사를 론칭해 비건패션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어떻게 육식동물인 호랑이가 채식을 해?"

오랫동안 육식을 즐기고 모피와 가죽 등 동물성 소재의 옷을 좋아했던 그녀였지만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서 삶의 방식마저도 바뀌었다. 

비건패션 브랜드인 '비건타이거(Vegan Tiger)'의 양윤아(35) 대표는 몇 해 전 키우게 된 고양이가 자신의 삶의 전환점이 됐다고 고백했다. 

'비건'이란 원래 우유와 같은 유제품까지도 먹지 않는 극단적 채식주의를 일컫는 용어다. 따라서 '비건패션'이란 동물로부터 채취한 어떠한 소재도 쓰지 않는 착한 패션이라는 뜻이다.

그도 처음에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을 좀처럼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반려동물에게 돈이나 시간을 투자할거면 자신에게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느냐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양 대표는 "정말 이상하게도 고양이를 키우다보니 다른 동물도 좋아졌고, 특히 보호받지 못하는 동물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면서 "그러던 중 너무나도 뜬금없이 동물보호단체 활동가로 지원해 합격하게 되면서 6년여동안 잘 해왔던 패션디자이너 일을 관두고 3년간 동물보호운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비건패션'은 바로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할 때 구상한 아이디어다. 동물보호단체에서 겨울이면 모피반대 캠페인을 벌이는데 "모피나 가죽을 입지 말라고 하면 도대체 뭘 입어야 하느냐"는 질문이 종종 들려왔다.

막상 그 질문에 답해줄 수 없어 답답했고, 그렇다면 그동안 패션디자이너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단순히 인조모피, 인조가죽으로 만든 옷이 아닌 고급스럽고 제대로 만든 비건패션을 만들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왜 하필 '비건타이거'일까. 비건타이거라는 브랜드명에는 그야말로 양 대표의 아이덴티티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패션과 동물에 대한 사랑, 그리고 그녀를 변화시킨 '비건'이라는 삶이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비건타이거는 모피동물 지키는 수호자이자 슈퍼히어로

양윤아 '비건타이거' 대표는 "동물보호단체에서 일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회사를 론칭해 비건패션을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며 환하게 웃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비건타이거'는 채식을 하고 있는 저를 보고 '채식하는 호랑이'같다며 지인이 지어준 이름입니다. 채식을 하면 유순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아요. 채식을 해도 호랑이처럼 진취적이고 강할 수 있는데 '비건타이거'라는 브랜드를 통해 비록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멋있고 위엄 있는 패션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호랑이 가면을 쓰고 있는 비건타이거의 로고도 인상적인데, 양 대표에 따르면 동물의 수호자라는 의미로 슈퍼히어로와 같은 느낌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비건타이거는 동물의 수호자 역할을 한다. 동물성 소재 대신 식물성 소재와 합성섬유를 사용함으로써 동물을 보호하고, 특히 겨울철에는 모피나 가죽 대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섬유를 사용하며 실이나 단추 등의 부자재 역시 동물성 소재가 들어가지 않도록 꼼꼼히 살핀다.

양 대표는 "울 소재는 양털을 깎아서 채취하니까 잔인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한 예로 '뮬레싱(mulesing)'은 양의 표피까지 벗겨내는 방식인데 털을 깎는 과정에서 양은 부상을 당하거나 고통을 받지만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한다"면서 "실크 역시 누에가 고치를 벗기도 전에 실을 채취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듯 세계 곳곳에서 패션으로 인해 크고 작은 동물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패션업체들이 앞장서 동물학대를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 같은 문화를 바꿔가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몫도 필요하다 것이 양 대표의 의견이다.

양윤아 '비건타이거' 대표가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 인조 모피와 가죽으로 맵시를 살린 비건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양 대표는 "패션업체를 비난하는 뉴스를 접하더라도 '모피가 더 따뜻하다' '더 예쁘다' 등의 인식이 여전하다보니 막상 옷을 소비할 때에는 동물성 소재의 옷을 찾게 된다"면서 "그런데 동물학대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 동물털이 사용하지 않았지만 더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옷을 요구해야만 기업도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즉 각자 '스마트 컨슈머'로서 소비문화를 바꿔나가는 것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유니클로'의 경우 몇 해 전 뮬레싱 방식으로 채취한 옷을 판매하자 동물단체 등의 보이콧으로 현재는 뮬레싱 방식의 소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럭셔리 브랜드인 '구찌'에서도 더 이상 모피로 옷을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이 같은 움직임이 확대된다면 자연스럽게 동물성 소재가 아닌 옷들에 대한 인식과 문화도 상당히 변화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사실 인식변화라는 것이 쉽지는 않다. 양 대표도 그 부분에 주목한다. 이 때문에 여전히 싼 티 나는 옷이라는 인식, 모피를 입고 싶지만 비싸서 대신 사는 옷이라는 인식을 깨뜨리기 위해선 비건패션으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양 대표는 "비건패션 디자이너로서 모피와 가죽을 대체할만한 훌륭한 섬유를 찾는 것도 중요하며, 그 중 가장 좋은 소재와 안감을 선택하고 단추도 동물 뿔을 사용하지 않아도 충분히 고급스러운 것, 봉제도 40~50년 경력을 가진 분들의 손을 빌려 오래 입고 싶은 옷을 완성하고 있다"면서 "소재와 꼼꼼한 제작을 중요하게 생각해 다른 브랜드에 비해 1~2개월 늦게 시즌 상품이 출시되곤 하지만 바로 이런 작업이 비건타이거의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 비건타이거 론칭 2년…초심 잃지 않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어

양윤아 '비건타이거' 대표가 동물을 희생시키지 않고 인조 모피와 가죽으로 맵시를 살린 비건패션을 선보이고 있다.  /문인영 기자 photoiym@gmail.com

양 대표의 말처럼 비건타이거의 모피제품은 페이크퍼를 사용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게다가 진짜 모피 못지않게 따뜻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꼼꼼한 바느질과 마감처리가 어느 명품 못지 않게 디테일이 살아있다. 그래서인지 인조모피 치곤이 30만~50만원대로 가격이 생각보다는 높은 편이다.

양 대표는 "대기업 브랜드 및 SPA브랜드 등과 비교해보면 가격경쟁력이 없다"면서 "혹자는 가격을 좀 더 낮춰 사람들에게 비건패션을 많이 알리는 것이 낫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현재로서는 가격이 비싸지더라도 내가 지향하는 바를 옷에 담아내고 싶고 20~30대의 젊은 층들이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했듯 비건패션이라고 해서 단순히 동물성 소재를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원래 모피나 가죽을 입던 사람들도 선택할 수 있게끔 고급스럽고 예술적인 스타일로 만들어내고 싶다는 것이다.

양 대표는 "지금보다 가격이 낮은 원단을 고르고 봉제 또한 가격을 낮추면 판매가격이 내려갈 수는 있지만, 한 두 번 입고 늘어지고 라인이 무너지는 옷이라면 소비자들은 우리 옷을 찾지 않을 것이다"라며 "홍보 역시 '비건패션'을 내세워 적극 알리지 않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비건타이거의 스타일과 퀄리티에 관심을 갖고 이후 '이런 캠페인을 하는 브랜드구나'라고 알게 됐으면 하는 이유다"고 설명했다.

현재 비건타이거는 주로 온라인을 통해 판매되고 있지만 최근 두타와 가든파이브 현대백화점 내 편집매장에서도 소비자와 만나고 있다.

양 대표는 "비건타이거를 론칭한 지 2년이 흘렀는데 디자인과 경영을 함께한 것은 처음이라 아직 힘들 때도 많다"면서 "'내가 왜 힘들게 이걸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비건타이거를 만들었던 초심을 잃지 않는 디자이너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처음엔 동물사랑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채식을 실천하고, 지금은 비건패션 디자이너로 살아가고 있는 양 대표는 이제는 삶 전반에서 '비건'을 떼놓을 수 없게 됐다.

양 대표는 "모피와 육식을 좋아하던 내가 이렇게 변화했다면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라며 "비건타이거의 반어적인 이름 안에는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데, 비건타이거를 만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비건, 동물사랑 등의 캠페인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삶 속에 '누구나 실천할 수 있고, 변화할 수 있고, 성취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은주 기자 44juliet@naver.com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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