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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길 칼럼] 미국과 중국은 단일 선택지가 아니다

기사승인 2018.02.22  18: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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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북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지난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남북 단일팀 선수 입장에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은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

한국사회의 국제정세 판단에서 친미(親美)와 친중(親中)으로 갈리는 현상이 점점 더 선명해지고 있다. 미국의 사드배치와 중국의 보복을 분수령으로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정치인과 폴리페서, 언론매체들이 앞장서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어 나라의 근심을 키운다. 대체로 진보쪽 인사들은 친중 색채를 보이고 있고, 보수쪽은 친미의 성향을 띄고 있다. 친미나 친중,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발상은 단순하고 위험하며, 어리석은 일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절묘한 기회의 반쪽을 저버리며 국운을 갉아먹는 우환이다. 단번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방향만 정하더라도 가랑비에 옷 젖듯이 돌이키기 힘든 간극을 벌리기 마련이다.

미국은 대한민국을 지켜주었고, 지금도 탄탄한 안보의 보루임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한국은 구 소련과 중국, 북한이 합세한 붉은 힘에 밀려 이미 지구밖으로 나갔을 지 모른다. 그 연장선상에서 지금도 주한미군이 철수하고 한미동맹이 깨지면 중국의 팽창주의를 업은 북한의 통일전선과 내부의 종북세력의 준동으로 대한민국의 안위는 장담할 수 없다. 이 엄중한 상황을 거스르는 움직임은 작든크든, 어떤 이유에서든 국민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미국은 경제적으로도 한국의 가장 유익한 동반자 중의 하나다. 무역국으로 일어선 한국이 가장 먼저 뛰어간 나라가 미국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수입국이면서 우리가 꾸준히 개척해온 미국시장은 여전히 한국산업의 효자고 황금어장이다. 미국의 총수입량은 약 2조2000억 달러(2015년) 규모로서, 한국은 1위인 중국(한국의 10배)과 캐나다, 멕시코, 일본, 독일 순위에 이어 6번째로 많이 수출한다. 한국의 대미수출량은 440억 달러(2016년도 통계청 자료) 이상으로 660억 달러인 중국에 대한 수출 다음으로 두번째로 크다. 또 서방세력의 리더인 미국은 우리의 대외활동에도 든든한 배경으로서 압축성장의 우산이 돼왔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제네랄 모터스의 군산공장 폐쇄결정과 전기제품의 세이프 가드 및 철강제품의 관세율 인상 등 최근 미국의 경제 제재 움직임 등을 묶어서 북핵문제에서의 한미 간 불협화음에서 튄 심각한 불똥으로 보는 견해가 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으로는 한국은 동맹이 아니다”라고 말하므로서 미국이 한국을 떠날 것을 우려하는 측도 있다. 그러한 일련의 갈등은 한미 양국 간의 협상과 다툼의 문제고, 외교역량의 문제다. 두 나라 사이에 치명적인 관계 악화를 불러올 근본적인 문제의 성격으로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약하다. 한국전쟁 당시 3만여 명의 전사자를 내면서까지 백척간두의 나라를 지켜주고 성공적으로 성장케 한 나라이자, 아시아 정책(Pivot to Asia)의 핵심 타깃인 중국의 견제에 전초격인 한국을 미국이 심각한 피해가 아닌 그정도의 갈등을 내세워 등을 돌리겠는가.  

한국으로서도 트럼프 정권 특유의 상술(商術) 정치로 간주하고 외교적인 노력을 강화해야지 중국의 보복에는 손 놓고 당했으면서 맞대결로 치달으면 깊은 상처와 손해만 보게 될 것이 뻔하다. WTO제소도, 보복조치도 한국측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눈여겨 봐야 한다. 소나기를 피해가는 일본은 타산지석이며, 외교력이 상책임을 되짚게 한다.

중국대륙은 분명 한국 경제에 커다란 가능성을 지닌 거대하고 매력적인 시장이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우리를 육박하고 있고, 물량과 저가공세가 위협적이라 해도  2020년에는 1인당 GNP가 1만달러를 넘으면서 수요가 급증할 매머드 시장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보면 앞으로 상당 기간 부분적으로는 서로 경쟁하면서도 보완해나가면 양쪽에 모두 큰 도움이 되는 이웃인 것이다. 다만, 국가가 통제하는 계획경제의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음을 사드보복으로 경험했음은 정부와 기업체에게 모두 위기관리까지 포함한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경고장이었다. 한국은 그 경고장의 배달로 비 온 뒤의 땅처럼 단단해졌다. 

중국은 중화사상과 대국주의에 나라 전체가 깊이 물들어 있어서 주변국인 우리로서는 동북공정과 같은 거칠고 드센 힘의 논리와 행사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중국은 주위의 국가들과 살갑게 지내는 나라가 거의 없지 않은가. 중국은 우리에게 경각심을 갖도록 스스로 행동해왔다. 우리는 자신이 얕보이지 않을 만큼 강력해야 되며,  어떤 위험 요인도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정지작업을 벌여야 한다. 그렇게 되려면 앞선 기술력으로 중국경제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에 집중해야 하고, 군사적 균형을 담보하기 위해 국제사회와의 집단적인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 북한의 위협과 더불어 한국이 감당해야 할 또 하나의 안보적 부담이다. 한미동맹이 한국에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도 있다. 물론, 당사국인 중국과 서먹함과 대결이 아닌, 소통과 우의를 긴밀히 함으로서 협력의 관계가 점점 더 개선되고 다져진다면 한중관계에서 그이상 바람직한 건 없을 것이다.

북핵문제는 문재인 정권이 남은 임기 4년 내내 씨름해야 할 중요한 어젠다다. 북한과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든, 미국이 경제적 압박과 무력의 시위나 일정한 행사를 강행하든 한반도에서 이어지는 후속 상황과 폭풍은 길고 험난할 것이다. 그 소용돌이 속에서 미국과 중국은 엄청난 회오리를 일으킬 두 마리의 용이다. 필연코 친미냐 친중이냐 하는 선택의 유령이 날뛸 것이며, 그 유령은 자기들 편에 유리하게 이 나라의 운명을 가늠하려고 혈안이 될 우려가 있다.

국제관계를 큰 틀로 설정하는 일이야말로 국가의 명운을 좌우하는 중대사이므로 탁월한 지략과 원대한 비전을 투영하는 포석이어야 함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그 일에 미국과 중국을 모두 우리편에 가깝게 두고 안전과 번영의 동반자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혹여 정치적 이해나 당리당략은 물론, 어떤 세력의 불순한 의도가 개입해 편을 가른다면 국민과 국가에 큰 누를 끼치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과 미국, 중국을 대하는 한국의 외교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를  탈피해서 더욱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상황을 이끌어야 한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국 외교에는 상황 수습만 있고 상황의 전개는 없다는 인상을 주고 있음은 오랜 이야기다. 오늘날 한반도가 처해 있는 정세가 통일 전후 독일의 상황과는 많이 다르지만, 당시에 한편으로는 공식적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물밑에서 숨 막히게 움직였던 주역들의 발자취는 우리에게 훌륭한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

송장길(언론인·수필가) womaneconom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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