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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연히 살아남았다" 강남역 여성살해 2주기 눈물 추모

기사승인 2018.05.17  23: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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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빗속에도 주최 측 추산 2000명 운집…강남역 번화가 행진

17일 오후 서울 신논현역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2주기 추모 성차별·성폭력 4차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해여성의 추모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오늘도 '우연히' 살아남아 외칩니다.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서울 강남 번화가 골목에서 20대 초반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살해당했던 강남역 여성살해 사건 2주기를 맞은 17일 사건 발생장소 인근에서 대규모 추모집회가 열렸다.

340여개 여성·시민단체 모임인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이날 오후 7시께 신논현역 앞에서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를 개최했다.

시민행동은 선언문을 통해 "가부장제 사회는 여성에게 침묵을 강요했지만, 여성이 침묵할 수밖에 없었던 세상은 끝났다"면서 "성별이 권력과 위계가 돼 차별이 구조화된 사회를 근본부터 개혁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국가와 사회가 시대의 요구인 미투에 응답해야 한다. 국가는 법과 제도를 즉각 개선하고, 사회는 관습과 관행을 바꿔야 한다"면서 "우리는 승리할 것이며, 성평등 사회가 도래할 때까지 변화를 위한 연대의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라고 선언했다.

많은 비가 내리는 속에서도 주최 측 추산 2000명이 우비를 쓰고 집회에 참여해 강남역 사건 피해자를 추모했다.

17일 오후 서울 신논현역 앞에서 열린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 2주기 추모 성차별·성폭력 4차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피해여성의 추모와 재발방지를 촉구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강남역 사건을 계기로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다는 한 여성은 "성폭력 가해자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그렇게 살아도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의 오만이다"라며 "(남성들은) 억울하다고 호소하기 전에 억울하다고 말할 수 있는 자신의 위치를 (여성과) 비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는 한 여성은 "2015년 서울대병원 의사가 간호사 탈의실에 몰카를 설치한 사건이 있는데, 피해 간호사가 신고하자 경찰은 동영상 수위가 낮아 처벌이 어렵다고 했다"면서 "피해 간호사는 사직했는데, 가해 의사는 산부인과 환자까지 찍은 상습범으로 밝혀졌지만 여전히 안양에서 의사 노릇을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여성은 또 "여성들은 직장에서 동료이기 앞서 여성이자 기쁨조, 성적 대상으로 취급되고 있다"면서 "여성 차별과 폭력에 우리는 더는 침묵하지 않는다. 여성 연대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여성도 국민이다, 안전한 나라 만들어라' '우리는 여기 있다, 너를 위해 여기 있다' '우리는 여기서 세상을 바꾼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등 구호를 외치며 강남역까지 왕복 행진했다.

이들은 원래 강남역 사건 발생장소인 유명 노래방 건물이 있는 번화가 골목을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집회 직전 남초 커뮤니티에 '페미 시위 염산 테러하겠다'는 글이 올라와 안전이 우려된다는 경찰 요청에 따라 대로변 차도로 행진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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