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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길 칼럼] 대한민국, 날개를 펴라

기사승인 2018.05.21  10: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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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또 하나의 전기(轉機) 앞에 서 있다. 기회를 잘 잡으면 국운(國運)이 찾아올 것이며, 미욱하면 난국(難局)을 면치 못할 것이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미국과 북한 간의 세기에 걸친 적대관계를 끊고, 고도의 긴장이 지속돼온 동북아 정세도 바꿔놓을 미북정상회담이 목전으로 다가왔다. 아직은 북한의 비핵화와 그 급부의 구체적인 방법이 말끔히 정리되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큰 테두리의 윤곽은 잡힌 것으로 여겨진다. 비핵화의 방법과 북한의 체재보장, 그리고 보상책 등이 간헐적으로 흘러나오고 있어서 그에 관한 조율이 바쁘게 진행중임도 감지된다.

다음달 12일에 열릴 싱가포르 미북정상화담이 발표된 자체가 이미 협의의 줄거리는 접근을 보았으며, 실무적인 조정이 논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회담이 비핵화 문제에서 여의치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오겠다고 으름장을 놓지만 세계적인 지도자가 세기의 담판에서 그런 희화적인 정치행위를 보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세계의 시선이 모아진 무대에서 생뚱맞은 주장으로 판을 뒤엎을 수 없을 만큼 상황의 엄중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김계관 북한 외교부 부상이 미국의 북핵폐기 압박에 불평하면서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띄운 사실과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대해 거듭거듭 두고보자며 중국의 입김에 의심을 두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은 서로 협상의 우위를 노린 것이지 회담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일 회담이 깨지면 카다피 꼴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경고는 대못치기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북핵을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이 일단 가공할 전쟁을 피하고 남북정상회담과 미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회담의 장으로 발전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 드라이브와 김정은 위원장의 노선 변화, 문재인 대통령의 대화 모드의 종합적인 산물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효했던 요인은 견디기 어려운 북한의 상황이었다. 세계 최강 미국의 간 졸이게 하는 압박과 국제사회의 숨막히게 하는 제재를 빠져나가는 돌파구가 북한에게는 절실했을 것이다. 거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를 의식한 정치적 위상도 작용했지 싶다.  북핵문제의 최근 추이를 ‘상황이 낳은 결과’로 본다면 트럼프-김정은 타협도 그런 궤도 위에서 담판이 진전되리라는 예상이 나온다. 밀고당기기, 공세와  관용(똘레랑스-tolerance)은 파도치듯 곡절을 겪겠지만 큰 틀의 합의는 확실하게 선보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의 완전하고도 영원히 되돌릴 수 없고 검증하는 비핵화(PCVID)를 받아낼 것이고, 김정은 위원장은 체제보장과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미북수교의 약속, 상당한 경제적 보상을 얻어낼 것이다. 그 세부 내용은 실무적인 조율로 더 구체화되게 마련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권을 장악한 이듬해인 2012년부터 올해 4월 공산당 전체회의까지 줄곧 “경제강국”을 부르짖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계속 함께 강조했던 두 가지 “강국”  목표 중에서 “군사강국 건설”도 빼고 “경제강국”만을 외쳤다. 그만큼 세계의 밑바닥이고, 한국의 1/30 수준인 경제적 후진이 통치자의 뇌리에 사무쳤을 것이다. 김 위원장은 핵을 일단 개발해 봤으니 이제는 핵을 대가로 중국과 베트남처럼 경제적 굴기의 끈을 잡겠다는 판단을 내렸을 개연성이 높다. 김정은 이라고 최악의 곤궁에 처해 있으면서 중국을 굴기시킨 덩샤오핑의 신화를 떠올리지 않을 리가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나 처음으로 개방경제를 언급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이 보도하지 않았는가. 그의 최근 행보와 표정으로 보아 대내 권력은 이미 완전히 장악한 것으로 비치고 있고, 현재의 곤경으로는 더 이상 통치가 어렵다는 위기의식에도 시달릴 것으로 보여진다.

김정은 위원장이 받아갈 급부의 첫째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해제하는 것이다. 그에 따라 제일 무역국인 중국과의 수출입이 자유로워져 경제의 숨통이 트이게 된다. 이와 더불어 북한의 유감표명을 받아내고 5·4조치가 풀리면 금강산 관광사업과 개성공단의 재개도 속도를 내게될 것이다. 노무현-김정일 회담에서 합의한 남북 철도연결과 서해안 공동조업도 청와대는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유의할 일은 북핵의 해결과 북한의 개방 후 미국과 중국의 북한 진출 러시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미 국세를 들여 북한을 지원하는 대신에 북한경제를 호전시키기 위해 미국 기업들의 북한 진출 가능성을 언급했고, 그동안 북한과 나홀로 무역을 유지해온 중국의 대대적인 공세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저렴한 인건비와 미비한 SOC, 낙후한 생산시설 등이 투자의 구미를 돋울 것이다.

한국은 언젠가는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가 되리라는 관점에서 어느나라보다 더 큰 비전을 품어야 한다. 개별 프로젝트는 물론, 북한의 경제개발 전반의 설계에도 참여하는 기회도 잃지 않는다는 포석이 중요하다. 지도자들의 소통이 원활해지면 남쪽의 경험과 기술의 제공도 폭 넓게 논의 할 수있지 않겠는가. 남쪽에는 경제개발의 노우하우 뿐 아니라 중국 등의 초기 개발에 협력한 경험도 있다. 카이스트 등 경제 관련 연구소들과 북한 전문의 두뇌집단, 그리고 경제 테크노크라트 층이 두텁다. 북측이 필요로 하면 좋은 조언을 해 줄 수 있을 것이며, 큰 세미나 형식으로 토론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개발계획에 참여하게 되면 당연히 플란트 수출이나, 생산과 유통에도 많은기회가 가시권에 들 것이다. 인도적인 분야의 자금은 국제사회가 분담해서 지원할 수도 있고, 개발비용은 IMF 등 국제기구에서 장기 저리로 제공하도록 지원할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은 북핵 담판에 대한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개발에 참여하는 전략을 부지런하고도 조심스럽게 준비하는 게 앞으로의 진출은 물론, 북한의 진로를 유도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안보와 북한, 통일 문제는 특정인이나 정파의 독점사안이 아니다. 진보나 보수의 극단적인 진영싸움의 대상도 아니고, 국가적인 명제다. 국민의 동의가 필수며, 따라서 범정당적인 지지와 국회의 양해와 동참도 받아내야 된다.

문재인 정부와 여당은 그런 점에서 대통령의 성과 홍보에만 치중하고 야당과의 소통에 소흘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지나치게 친북정권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고민해야 한다. 대다수 국민들이 수용할 만큼 더욱  투명해져야 하며, 정당성이 확실하다면 야권을 더욱 설득하고 참여시켜야 한다. 정책의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독주하면 비판만 부르는 게 불변의 이치다. 

야권도 시시비비는 가리되 국가적인 측면에서 대국적으로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하는 정치의 금도를 지켜야 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무시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강하게 나서면 된다. 무조건 반대만 하면 스스로 소외를 부른다. 무엇보다 중요한 일은 국민의 뜻이고 희망이다. 국민의 여망 위에서 신선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다수의 국민들은 야권에 바라고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또 하나의 전기(轉機) 앞에 서 있다. 기회를 잘 잡으면 국운(國運)이 찾아올 것이며, 미욱하면 난국(難局)을 면치 못할 것이다. 날개를 펴자!  

송장길(언론인·수필가) womaneconom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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