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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여왕' 500번 공연···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드라마틱 콜로라투라 전지영

기사승인 2018.06.20  09: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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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외 성공뒤 국내무대 노크 '역주행 소프라노'..."앞으로 한국가곡도 많이 부르겠다"

소프라노 전지영이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작은 체구, 위대한 목소리’ ‘포스트 조수미’라는 별명이 그냥 허투루 붙은 것이 아니었다. 이지수 작곡의 ‘아라리요’와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오페레타 ‘박쥐’에 나오는 ‘고향의 노래(차르다시)’를 부르자 탄성이 쏟아졌다. 테너 김남두와 호흡을 맞춰 한돌의 ‘홀로아리랑’을 노래할 땐 열기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아리랑 아리랑 홀로아리랑~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보자~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손잡고 가보자~같이 가보자~" 5개 합창팀이 연합으로 코러스까지 맞춰주자 가슴 뭉클한 웅장함이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소프라노 전지영이 1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8안익태기념음악회 ‘나의 조국 나의 노래’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단 3곡을 불렀지만 박수 세례와 함께 ‘브라바~’ 함성이 계속 이어졌다. 임팩트 있는 한방을 제대로 선사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전지영은 "애국가 작곡가이자 세계적 지휘자인 안익태 선생을 기리는 음악회에 참가하게 돼 너무 기쁘다"며 "이런 큰 무대를 통해 멋진 음악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다"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서는 '신인'이지만 전지영은 지난 20여년 동안 독일·스위스·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활발한 연주활동을 했고, 20개가 넘는 유럽의 극장에서 최연소 한국인 솔로가수로 활약했다. ‘작은 체구로 무대를 가득 채우고 오케스트라를 뚫는 깊이 있는 음악으로 청중을 감동시키는 소리’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동안 참 다양한 배역을 맡았어요. ‘청교도’의 엘비라, '호프만 이야기’의 올림피아,  ‘라보엠’의 뮤제타, ‘투란도트’의 류 등 모두 애착이 가는 주인공들이죠. 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역할은 역시 ‘마술피리’의 밤의 여왕입니다. 500회 넘게 공연했어요. "지옥의 복수심이 내 마음속에 끓어 오르고"를 가장 많이 불렀죠."

소프라노 전지영이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여성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고음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지만 전지영에게는 ‘드라마틱’이라는 수식어가 하나 더 붙는다. 그녀는 “일반적인 콜로라투라보다 소리가 더 폭넓고 힘이 있어야 '드라마틱'이 완성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영역에선 누구도 흉내낼수 없는 독보적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유럽 최고의 오페라 무대에서 우아하고 섬세하면서도 힘이 있는 소리로 다양한 변신을 꾀해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성악 입문의 이유가 재미있다. 선천적으로 노래에 재능이 있었지만 ‘나도 가수가 되어야겠다’라고 마음먹은 것은 ‘키메라’ 때문이었다. 유명 오페라 아리아를 록 스타일로 편곡한 키메라의 앨범은 많은 화제를 뿌렸고, 우리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어렸을 때 키메라를 보고 한눈에 반했어요. 안드레아 보첼리, 사라 브라이트만 등이 지금은 팝페라 가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그 시조새는 사실 키메라였어요. 짙은 눈화장과 한복을 모티브로 한 의상도 눈길을 사로잡았지만, 단연 노래에 홀딱 빠졌죠.”

키메라 덕분에 클래식에 눈을 떴다. 노래가 좋아 부산예고를 거쳐 연세대학교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독일로 건너가 뮌헨국립음대에서 당대 독일의 내로라하는 대가들에게 배웠다. 성악 마스터 석·박사 과정을 마친 후 유럽무대를 누볐다.

소프라노 전지영이 12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2018안익태기념음악회 '나의 조국, 나의 노래' 리허설에서 오페레타 '박쥐' 중 '고향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양문숙 기자 yms7890@hanmail.net

그동안 대가들과 큰 무대에 자주 섰다. 한국을 대표하는 지휘자 정명훈, 천재 마에스트로 제임스 레바인, 오페라 명지휘자인 리처드 보닝, 전설적인 베이스 쿠어트 몰, 클라리네티스트 에드가르도 브루너 등과 같은 세계적인 거장들과도 함께 공연했다.

유럽에서 국내로 들어온지 이제 1년쯤 됐다. 해외에서 먼저 활동한 뒤 국내로 돌아온 '역주행 가수'다. 일단 국내무대의 안착이 1차 목표다. 열심히 콘서트장에 출근 도장을 찍지만 아직도 ‘전지영’ 이름 석자를 알리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현재 숭실대와 연세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공연도 열심이다. 앞으로의 계획도 털어놨다.

"요즘은 한국 가곡도 자주 부릅니다. 오페라 팬들도 많지만 생각보다 한국 가곡 마니아가 많더라고요. 지난 겨울 동료의 콘서트에서 '꽃구름속에'를 불렀는데 반응이 굉장했어요. 부르면 부를수록 우리 가곡이 독일 가곡에 비해 더 깊이가 있는것 같아요. 오페라도 열심히 하고 가곡 콘서트도 열심히 하고 '멀티 플레이어'로 뛰어야죠."

한편 이날 열린 '나의 조국 나의 노래' 공연은 대성황을 이뤘다. 장윤성이 지휘하는 서울오케스트라가 안익태 선생의 '애국가'를 오프닝으로 선보인 뒤,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서곡을 연주했다. 그리고 피아니스트 원재연과 함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협연했다.

테너 김남두는 김동진의 '신아리랑'과 마이어베이의 오페라 '아프리카의 여인' 중 '오! 낙원이여(O paradiso)'를 불렀다.

칸티움합창단·숭실콘서트콰이어·언더우드찬양선교단·인예촌합창단·시노합창단 등 5개 팀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은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서예지가 편곡한 '대한제국 애국가'와 '임시정부 애국가'를 부른뒤,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에서 멋진 화음을 뽐냈다. 소프라노 정혜숙은 사회를 맡아 깔끔하게 음악회를 진행했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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