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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길 칼럼] 트럼프는 기인(奇人)인가

기사승인 2018.06.30  23: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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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고도의 계산과 협상력을 갖춘 기업가적인 소양의 정치인(Enterpreneurial Politician)으로 평가해야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은 지난해 1월 20일에 취임한 이래 1년 반 동안 숫한 기행을 뿌리고 다녔다. 기존 패러다임의 전통과 시스템으로 볼 때 지구촌 최강 미국의 국가원수다운 기대를 벗어나는 낯선 언행들을 거침없이 내놓은 것이다. 대통령  선거 때부터 기성 정치인들과는 아주 다른 언행을 자주 보여서 ‘트럼프는 기인’이라는 인상이 굳어진 듯도 싶다.  카메라 앞에서의 짧은 코멘트나 트위터를 즐겨 활용하고 있어서 더 기인처럼 보일 것이다.  단편적인 TV인터뷰나 SNS는 거두절미하고 요점만 나르는 특성이 있어서 논리와 설명이 미흡하지 않은가.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기행은 하나의 정치적 목표로 통한다.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라는 어젠다에 뿌리를 둔 정치를 펴고 있는 것이다. 국제협약 파기,  보호무역 강화, 해외 주둔군 경비 문제, 불법입국 방지 등의 언행이 거기서 쏟아져 나온다. 

미국 우선주의는 미국이 줄곧 국제사회에서 희생과 출혈을 감당해온 데 대한 각성에서 출발한다. 이제는 현실적으로 자신들의 이해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는 자구적 요구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당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부각시키고, 중하위 계층의 불만을 유도해 공화당 전당대회와 대선으로 끌어들이는데 성공했고, 그에 힘입어 백악관에 입성했다.  

미국은 2차 대전 후 마샬 플랜으로 황폐한 유럽의 재건을 지원했고, 유럽과 일본에 큰 시장을 열어주었으며, 한국 등 신흥국들에게도 기회의 땅을 제공했다. 데탕트 후에는 중국에도 시장을 개방해 세계의 공장으로 성장하는 길을 터주었다. 고도성장을 이룩한 나라들은 한결같이 미국시장의 덕을 본 셈이다. 

반면에 미국은 풍족한 시장을 밖에 내줌으로서 물밀 듯이 밀려오는 값싼 물건들에 취했고, 양질의 물건들을 생산하던 제조업을 스스로 퇴화시켰다. 비싼 노동비용에 부담을 느낀 생산업체들이 인건비가 싼 중국 등지로 탈출해도 속수무책이었다. 5대호 주변  피츠버그와 디트로이트를 비롯한 철강과 자동차 등의 공업지대에서는 자연히 공장들의 폐쇄가 이어졌고, 실업이 늘어나고 인구가 빠져나가 피폐해졌다. 미국이 겨우 챙긴 건 기술제공의 로열티와 서비스 산업 뿐이었다. 

미국은 최대의 부채국가(약 14조 달러)가 됐고, 중국은 1157조 달러, 일본은 1136조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와중에도 세계의 지도국으로서의 정치적, 재정적인 부담은계속 짊어졌다. 미국이 주도해 설립한 유엔과 예하 기구인 IMF, 세계은행 등의 분담금은 참여국 중에서도 월등히 높았으며, NATO와 일본, 한국 등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비용도 큰 짐이었다. 올해의 국방예산은 6860억 달러(752조원)나 편성했다. 

트럼프주의(Trumpism)라고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수세적인 때도 있지만, 주로 공격적인 모습을 띈다. 히스패닉과 무슬림, 유태인에 차별적 발언을 퍼붓고, 베트남전의 영웅인 자기네 당 원로 메케인 상원의원에게 “포로가 안 됐어야 영웅”이라고 폄하한다. “멕시코 국경에 밀입국 방지 방벽을 그들의 부담으로 설치하겠다”고 거듭거듭 주장한다. 무슬림 7개 국가의 입국비자를 막는 행정명령에 서명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행정부가 중국의 팽창을 포위하기 위해 공들인 TPP,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을 탈퇴해 버렸고, 이란 핵협정도 깨버렸다. “지구 온난화는 헛소리”라면서 파리기후조약에서도 빠져 나왔다. G7 정상회담장에서도 다른 정상들을 배려하지 않는 나홀로의 무례함을 보여 눈총을 받았다. 

중국이 “해마다 수십억 불의 무역흑자를 낸다”면서 철강제품에 대해 25%인 500억달러의 불공정 보호관세를 부과해서 중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은 미국의 대두 등 농산물에 똑같은 액수의 보복관세로 대응해 무역전쟁의 조짐을 보였다.미국은 동맹국들인 캐나다와 유럽에도 보호관세를 위협해 보호무역의 망령이라고 집중 포화를 맞았다. 

“한국은 하루에 수십억달러를 벌면서 안보를 미국에 의지한다”고 사리에 맞지 않는 주장을 펴서 한국인들의 공분을 샀다. 한국의 주한미군 주둔비 부담과 미군의 전략적 가치를 무시하고, 군사비 전가를 위한 계산된 사업적 발언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미친 개” “작은 로켓맨”이라고 쏘아붙이다가 싱가포르에서 만난 뒤에는 “똑똑한 지도자” “유능한 협상가”라고 치켜올렸다.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회담장을 뛰쳐 나오겠다”고 했다가 “터키 요리는 서두르면 맛이 없다”고 까지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은 물론 그의 저돌적인 성격과 기업가적인 경험에 실려 나오는 독특한 색깔이 있다. 그러나 그의 메시지는 단순하게 한 개인의 아이디어라기보다 그 배경에 포진하고 있는 거대한 조직과 두뇌집단의 발상과 여과를 거친다는 사실을 간과하면 안된다. 백악관의 뛰어난 참모진과 방대한 국무성, 의회와 정당, 해리티지와 브루킹스 같은 300여개 연구소에서 종사하는 수천 명의 고급 두뇌집단,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유리 속처럼  들여다보는 수많은 언론, 어느 나라보다 민주화되고  자유로운 여론을 의식하고 지휘해서 내놓는 결정체들이다. 물론 그러한 다양한 의견들을 독려하고, 수렴하고, 설득하면서 지휘하는 능력은 대통령의 몫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초기에 굴러들어온 외톨이에 대한 정계의 텃세와 견제에 부딪혀 국정수행 능력까지 우려됐다. 민주당의 견제는 물론 공화당에서조차 비호감이 일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가 트럼프 정치의 최대 시련이라고도 분석됐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에서(CNBC) 30%이던 지지율이 47%로 올랐고, 경제정책은  지지는 54%, 똑똑하다는  평은 58%까지 치솟았다. 벌써부터 재선이 무난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뒤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72세의 나이를 무색하게 1시간 반 동안 거침 없는 답변을 토해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수천 명의 기자들이 운집해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었지만 무리한 일정의 뒤임에도 지친 기색없이 열정적이고도 완벽하게 소화해서 수퍼파워의 최고 지도자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4조2000억달러의 재산을 보유한 부자 기업인 만이 아니다. “너는 해고야"라는 유행어를 퍼트린 NBC의 리얼리티쇼 진행자 만이 아니다. 24세 연하의 모델과 세 번 째 결혼한 괴짜 만이 아니다. 정치판의 경험도 없이 무작정 뛰어든 이단아 만도 아니다. 패거리도 없이 단신으로 투신해서 정치의 고단수인 강적 힐러리 클린턴을 선거인단수 306대 232로 물리쳐 세계 최강의 대통령이된 지도자다. 그의 능력은 선거에서 이미 검증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를 리드하는 경세가(Statesman)의 면모는 보여주지 않는다. 그러나 단순하게 낯설게 처신하는 기인(奇人)으로보다는 고도의 계산과 협상력을 갖춘 기업가적인 소양의 정치인(Enterpreneurial Politician)으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송장길(언론인·수필가) womaneconomy@seoul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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