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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조용병 회장···신한금융 2분기도 리딩뱅크 탈환 물거품

기사승인 2018.07.17  11: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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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에 또 밀려 '2등 고착화' 위기...'상왕' 한동우 고문까지 버티고 있어 제목소리 못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3월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요즘 다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민첩한 조직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밝히며 속도경영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난해 KB금융에 내준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기는 어려운 실정이고, 사실상 회장 위의 회장인 '상왕'까지 버티고 있어 제 목소리를 내기도 녹록치 않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 회장을 포함한 신한금융지주 전 임직원은 지난 13일 ‘S.A.Q 조직으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한 혁신 방안’을 주제로 2018년 하반기 워크숍을 열었다. 

조 회장은 지주사가 그룹의 기획실이나 싱크탱크 같은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지주부터 직급과 팀 구분 없이 프로젝트별로 유연하게 조직의 생성과 해체를 반복하는 '애자일(agile·민첩한)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워크숍은 이런 애자일 방식 도입 방법론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애자일 조직은 부서간 경계 없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따라 팀 단위로 모였다가 임무가 끝나면 해체되는 조직을 말한다. 워크숍 주제인 ‘S·A·Q’에서 S는 스피드(Speed·빠른 실행), A는 민첩함(Agility), Q는 순발력(Quickness)을 뜻한다.

◆ 취임후 1년4개월 지났지만 성적표 좋지 않아 고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지난해 3월 열린 취임 기자 간담회에서 아시아 리딩금융그룹 도약의 청사진을 밝히며 인사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금융권에선 조 회장이 이처럼 빠른 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이유에 대해 신한금융이 KB금융에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조 회장의 임기는 2020년 3월까지다. 올해부터 노력해 성과를 내야 할 처지다. 내년에도 부진하면 연임이 어려울 수도 있다. 신한금융 회장직 연령 제한은 만 70세다. 조 회장은 1957년생이어서 연임을 노릴 수 있다.

조 회장이 연임하려면 라이벌 KB금융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그러나 KB금융은 신한금융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애쓰고 있고, ING생명을 KB금융이 인수할 경우 KB금융과 신한금융의 격차는 더욱 커지게 된다.

지난해 3월 조 회장은 회장직에 취임하면서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아시아 리딩 금융그룹, 신한’을 달성하고, 나아가 그룹의 비전인 ‘월드 클래스 파이낸셜 그룹’으로 도약하는 여정에 앞장서겠다”며 “리더로서 시장이 인정하고 직원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고 선언했다.

조 회장이 취임한 이후 1년 4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신한금융은 대한민국 1등 금융그룹도 아니고, 시장이 인정하고 직원이 자랑스러워할 만한 확실한 성과를 냈다고 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 조용병과 한동우 '껄끄러운 한집살림'

지난 2016년 3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오른쪽)과 조용병 신한은행장이 신한은행 서울 남대문로 본관에서 열린 제15기 정기주주총회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자료사진

지난해 신한금융은 9년동안 차지하고 있던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 빼앗기는 수모를 당했다.

KB금융은 지난해 순이익 3조1119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 클럽에 입성, 9년간 신한금융이 지키고 있던 금융그룹 1위를 꿰찼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1940억원 차이로 KB금융에 밀려났다. 

당장 오는 19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0일 하나금융·우리은행, 24일 신한금융, 26일 IBK기업은행이 잇달아 2분기 실적 공개에 나선다. 시장의 관심은 리딩뱅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KB금융은 올해 1분기에 968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면서 1등이었고, 업계에선 2분기에도 1등(증권가 예상 순이익 9140억원)을 지킬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2등(당기순이익 8530억원)이 될 전망이다. 결국 조 회장의 뒤집기는 2분기에도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조 회장의 앞에 놓인 걸림돌은 이것만이 아니다. KB금융에는 상왕(上王)격인 고문이 없다. 그렇지만 신한금융에는 한동우 고문이 있다. 한 고문은 신한장학재단 이사장도 겸하고 있다. 신한장학재단은 지난해 말 한 고문의 이사장 임기를 2021년 12월까지 4년 늘렸다. 

한 고문은 초대 이사장이었던 라응찬 전 신한금융 회장에 이어 2012년 11월 이사장 자리에 앉았다. 한 고문이 늘어난 임기까지 근무하면 약 10년간 이사장직을 맡게 된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5월 18일 정기 이사회를 열고 한 고문의 고문료와 임기를 월 2000만원에 2년으로 정했다. 금융권에선 한 고문이 고문직에다 신한장학재단 이사장까지 겸하는 것이 지나치다고 지적하고 있다. 두 사람의 '지난온 세월'을 돌이켜보면 조 회장 입장에서는 한 고문의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는 형편이다.

대외적으로는 조 회장과 한 고문이 힘을 합쳐 신한금융을 이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KB금융에게 밀리고 있는 것은 분명 '위쪽'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권에선 여전히 신한금융 경영에 한 고문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조 회장과 실적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싸우고 있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임영록 전 회장의 뒤를 이어 회장이 됐다. 임 전 회장은 KB금융사태로 해임됐고 어수선한 KB금융을 재도약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윤 회장이 선택됐다. 윤 회장은 누구의 밀어주기나 끌어주기 없이 스스로 회장직에 올랐다는게 일반적 시각이다.

반면 금융권 관계자들은 조 회장이 신한금융 회장이 될 때는 한 고문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당연히 조 회장이 한 고문을 홀대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 민첩한 경영 앞세우며 잰걸음 하지만 실적개선 험난

현재 조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경영에 집중해 신한금융의 실적을 개선하는 것 뿐이다. 

이것뿐만 아니라 검찰이 조사 중인 채용비리 문제에 대해선 어떤 형태로든 조 회장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상황이다.

금융권에선 최근 조 회장이 ‘민첩한 경영’을 강조하면서 초조한 모습을 보인 것이 이 점을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라이벌인 윤 회장의 ‘독한 경영’에 맞서는 방법은 ‘빠른 경영’ 밖에 없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조 회장의 ‘민첩한 경영’은 쉽게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정작 신한금융의 주력인 신한은행은 인사적체 같은 문제로 조직 내 불만이 쌓여가고 있다. 공룡처럼 군살 붙은 신한은행이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민첩함’을 솔선수범(率先垂範)해야 할 CEO는 바로 조 회장 자신이라고 지적했다. ‘민첩한 신한 개혁’이 조 회장의 활로다. 

곽호성 기자 applegrape@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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