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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물' '보칼리제' '카츄사'···한국가곡 닮은 러시아 로망스에 빠지다

기사승인 2018.11.26  11: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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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음악협회 '제14회 정기연주회' 12월18일 개최...김순향·진성원 등 출연

세계음악협회 제14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2월 18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린다. 윗줄 왼쪽부터 소프라노 정선화, 소프라노 김순향, 소프라노 송정아, 소프라노 하성림, 소프라노 송현지, 소프라노 김수현, 작곡가 홍사라. 아랫줄 왼쪽부터 피아노 김현정, 피아노 문인영, 테너 진성원, 테너 이효섭, 바리톤 남완, 바리톤 이정식, 반주 정영하.

세계음악협회를 이끌고 있는 소프라노 정선화 교수(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음악학과)는 지난해 5월 러시아 가곡을 중심으로 한 독창회를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 가곡에는 우리나라 노래와 아주 비슷한 정서가 있어요. 몇 소절 듣다보면 뭔가 익숙한 느낌이 오고, 곧이어 아~이게 바로 ‘한’이구나 하고 무릎을 치죠.”

정 교수는 러시아 유학 1세대다. 모스크바에서 공부한 후 새로움에 대한 갈망과 남다른 열정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러시아 로망스를 꾸준히 소개하고 있다. 보통 러시아 가곡은 '로망스', 독일 가곡은 '리트', 프랑스 가곡은 '샹송(대중가곡)' '멜러디(예술가곡)', 이탈리아 가곡은 '칸초네(지역색이 강한 대중가곡)' '로만차(예술가곡)'라고 부른다.

그는 "사실 한국 사람은 프랑스의 색채적인 음악이나 독일의 형식미가 있는 음악보다 러시아 음악에 더 많이 공감한다"라며 "세 나라의 노래를 처음 들었다고 가정했을 때, 러시아 쪽에 왠지 더 마음이 쏠린다. 그만큼 감정적 동질감이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러시아 문화와 삶을 가곡을 통해 전달하고 싶다. 우리나라 가곡처럼 러시아 가곡도 시와 선율이 아름답다는 것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정 교수의 이런 희망이 결실을 맺은 음악회가 개최된다. 그동안 한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클래식의 스펙트럼을 보여준 세계음악협회는 러시아 가곡과 한국 가곡을 절반씩 섞은 송년콘서트를 마련했다.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 등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러시아 작곡가의 로망스로 레퍼토리를 짰다. 

오는 12월 18일(화) 오후 7시 3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에서 열리는 ‘세계음악협회 제14회 정기연주회’는 '겨울, 또 하나의 그리움'이라는 부제에 걸맞게 소프라노 6명, 테너 2명, 바리톤 2명, 피아니스트 2명, 작곡가 1명이 서정성 짙은 곡으로 풍성한 무대를 꾸민다.

소프라노 하성림은 블란테르가 작곡한 '카츄사'를 부른다. 톨스토이 소설 '부활'에 나오는 여주인공을 모티브로 지은 이사코프스키의 시에 곡을 붙였다. 전쟁터에 나간 애인이 무사하기를 기원하는 여인의 간절한 슬픔을 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선율은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신난다. 일반적으로 러시아 군인들은 '카츄사'를 군가처럼 부르면서 단체군무까지 곁들인다. 하성림은 정환호가 작사·작곡한 신상 가곡 '꽃피는 날'도 연주한다. 모진 풍파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난 꽃을 묘사한 노래는 젊은이들에게 꿈을 잃지 말라는 위로를 준다. 

봄을 다이내믹하게 표현한 라흐마니노프의 ‘봄물'은 2분 정도의 짧은 노래지만 봇물 터지듯 강렬하다. 얼음이 녹으면서 물줄기가 콸콸콸 흘러 내리는 모습을 반주와 성악 파트가 폭발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소프라노 김수현이 봄을 맞는 기쁨을 어떻게 격렬하게 토해낼지 기대된다. 김수현은 "고향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 "고향집 싸리울엔 함박눈이 쌓이네"라는 클라이막스가 뭉클한 '고향의 노래(김재호 시·이수인 곡)'도 선보인다.

"내 땀의 한 방울도 날줄에 스며 / 그대 영혼 감싸기에 따뜻하거라 / 고즈너기 풀어감은 고통의 실꾸리 / 한평생 오가는 만남의 잉아 / 우리님 생각과 실실이 짜여 / 새벽바람 막아줄 실비단이거라 / 기다리마 기다리마 기다리마 / 하루에도 열두 번 끊기는 실이여 / 무작정 풀리기엔 무서운 맘이거든 / 단번에 끝내기엔 아쉬운 밤이거든 / 허천들린 사랑가 / 평생 동안 불러주마 / 기다리다 흘린 눈물 모조리 스며 /그대 아픔 덮어주는 비단길이거라" 소프라노 송현지는 차이콥스키의 '자장가'에 이어 '베틀노래'를 연주한다. '베틀노래'는 2009년 제1회 세일 한국가곡 콩쿠르 작곡부문 1위를 차지한 곡이다. 송현지가 고정희 시인의 절창과 이원주 작곡가의 애끓는 선율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다.

'보칼리제'란 특정한 가사 없이 그냥 '아~' '어~' 등의 모음으로만 부르는 가창연습곡이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라흐마니노프의 '보칼리제'다. 가슴을 후벼 파는 슬픈 멜로디 때문에 첼로와 바이올린 등의 현악기로도 편곡되어 자주 연주된다. 소프라노 김순향은 '보칼리제'의 보이스 매직을 선사한 뒤 '비록(다빈 시·이안삼 곡)'을 부른다.

소프라노 정선화는 차이콥스키의 '만약 내가 알았다면'과 '그대 어디쯤 오고 있을까(김명희 시·이안삼 곡)'를 선사한다. "해와 달이 흐르듯 내 가슴도 흐르네 / 꿈을 꾸듯 화안한 미소 지으며 / 높고 푸른 산과 들을 돌고 돌아서 / 오는 듯 모르게 찾아 올 그대여 / 아 애타게 기다리는 황홀한 그대여 / 아 그토록 기다리는 황홀한 그대여 / 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 / 지금쯤 어디쯤 오고 있을까" 특히 '그대 어디쯤 오고 있을까' 노래를 마칠 때 쯤이면 실제로 그대 앞에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이 나타나리라.

소프라노 송정아는 라흐마니노프의 '여기 좋네요'에 이어 홍사라 작곡가의 '팔복'을 노래한다. 홍사라는 천상병 시인의 작품에 곡을 붙인 '귀천' 등을 발표하는 등 한국 음악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작곡가로 찬사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마다 12월이면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과 요한 슈트라우스2세의 오페레타 '박쥐'를 빠뜨리지 않고 공연한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한해의 마지막 날을 시간적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늘 단골손님처럼 무대에 오른다. 이처럼 겨울 시즌이면 러시아에서 항상 공연되는 오페라가 푸시킨의 운문소설에 차이콥스키가 곡을 붙인 '예브게니 오게닌'이다. 테너 진성원은 여기에 나오는 렌스키의 아리아 '내 황금같은 젊은 날은 어디로 갔는가'를 부른다. 친구 오네긴과의 결투를 앞둔 렌스키가 사랑의 덧없음을 안타까워하는 곡이다. 진성원은 이어 평생을 함께 한 반쪽에게 바치는 러브송 '아내의 일생(이상윤 시·이안삼 곡)'을 들려준다. 

테너 이효섭은 라흐마니노프의 '아름다운 여인이여, 노래하지 마오'에 이어 이기철 시인의 세심한 언어에 김동환 작곡가의 묵직한 음이 빛나는 '그리운 마음'을 부른다. "바람은 불어불어 청산을 가고 / 냇물은 흘러흘러 천리를 가네 / 냇물 따라 가고 싶은 나의 마음은 / 추억의 꽃잎을 타며 가는 내 마음 / 아 엷은 손수건에 얼룩이지고 / 찌들은 내마음 옷깃에 감추고 / 가는 삼월 / 발길마다 밟히는 너의 그림자" 겉은 우직하지만 속은 여린 사내의 마음이 고스란히 다가온다.

바리톤 남완은 포먼의 '한번만'과 '눈'을 노래한다. 해마다 겨울이면 꾸준히 애창되는 '눈'은 지난 1981년 세상에 처음 나왔다. 서울대 경제학과 3학년이었던 김효근이 작사·작곡해 '제1회 MBC대학가곡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경제학도가 클래식을 전공한 쟁쟁한 음대생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당시 큰 화제가 됐고, 모두의 사랑을 받는 명곡의 반열에 올랐다.

가곡 애호가 겸 아마추어 성악가인 바리톤 이정식(서울문화사 사장)도 특별출연한다. 고현정과 최민수가 주역을 맡았던 TV 드라마 '모래시계'의 주제음악으로 사용돼 인기를 끌었던 프렌켈의 '백학'을 들려준 뒤, 남북 화해 분위기에 맞물려 최근 더 자주 연주되는 '그리운 금강산(한상억 시·최영섭 곡)'을 부른다.

피아노 연주곡도 준비했다. 문인영은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 op.23 no.2'를, 김현정은 '신이 내린 손가락'으로 불리는 크로아티아 출신 막심 므라비차의 '크로아티안 랩소디'와 '쿠바나'를 들려준다. 

문인영과 정영하가 번갈아 성악가들과 피아노 반주로 호흡을 맞추고, 테너 오동국이 사회를 맡는다.

민병무 기자 joshuamin@nate.com

<저작권자 © 여성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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