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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하식 칼럼] 대학입시보다 더 어려운 부동산 법과 제도

기사승인 2019.01.09  16: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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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빌딩숲과 호수공원이 어우러진 파주 운정신도시 야경. / 송하식 칼럼리스트

"목소리는 같지만 발이 4개가 되기도 하고 2개가 되기도 하고 3개가 되기도 하는 것은 무엇인가?" 

고대 그리스신화의 스핑크스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질문을 하고 그 답을 요구해 틀린 답을 말하면 족족 잡아먹어 사람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고 한다. 정답은 사람으로 유아기에는 4발로 기고 자라서는 2발로 걷고 노년기에는 지팡이에 의지하는 걸 비유한 건데, 마침내 오이디푸스가 정답을 맞히자 스핑크스는 수치심을 견디지 못하고 즉시 절벽에서 떨어져 자살했다고 전해진다. 

요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처럼 문제를 풀기가 매우 까다로운 곳이 있다면 부동산시장을 꼽을 수 있다. 부동산 관련법과 제도가 자주 바뀌고 복잡해져 보통사람들은 부동산 세금이나 주택 청약, 재건축·재개발 등에 관해서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지 않고는 한 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감정평가사나 공인중개사들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이를테면 이들 자격시험 과목에는 부동산공법이 있는데, 여기에는 국토의계획및이용에관한법률, 부동산가격공시및감정평가에관한법률, 국유재산법, 건축법, 도시개발법,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 주택법, 산림법, 산지관리법, 농지법, 부동산등기법 등이 포함된다. 법 개정이 밥 먹듯 너무 잦다보니 수험생들은 부동산공법 전면개정판을 매년 구입해야 할 지경이다.    

뒤틀릴 대로 뒤틀린 내 집 마련의 수단인 주택청약제도는 더욱 실소를 금할 수 없을 만큼 가관이다.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고 무주택 실수요자 위주로 바꾸겠다는 게 정부 의도겠지만, 아침저녁으로 바뀌는 조변석개(朝變夕改)식 대책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1978년 '주택공급에관한규칙'이 제정된 이후 지난 40년간 모두 139차례 개정됐으며,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만 12번 바뀌었다. 특히 최근에는 부동산투기대책이 강화되면서 매우 촘촘해져 주택 청약 부적격 당첨자는 청약 취소뿐 아니라 최대 1년간 재청약이 금지된다. 작은 실수 때문에 계약금을 떼일 수 있다. 부적격 당첨자의 분양권을 샀다가 선의 피해자가 큰 재산을 날릴 수도 있다. 

부동산 규제지역은 투기과열지구·청약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청약위축지역 등 종류에 따라 전매 제한기간과 청약 1순위 자격이 다르다. 지역 우선공급 비중과 가점·추첨제 비중은 그때그때 상이하다. 공공택지는 전매 규제 및 실거주 의무조건에서 차이가 난다. 소득·자산 기준, 주택 수, 과거 5년 재당첨 여부, 분양권·입주권 보유 등을 스스로 가려내야 한다. 신혼부부·노부모 부양·다자녀가구 특별공급 청약 자격과 가산점 기준은 더욱 복잡하다. 이 같은 복잡하고 어려운 시험지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받아야지 하나만 틀려도 사후검증을 통해 부적격당첨자가 된다. 
특히 새 주택청약제도에 따르면 기존 주택 처분조건으로 추첨제를 통해 아파트를 공급받은 1주택자는 입주가능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기존 주택 처분을 완료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공급계약을 취소하는 것에 더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거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게 된다. 부동산세법에는 주택으로 보지 않는 분양권, 입주권을 여기서는 주택으로 간주하여 처벌한다. 국토부 주택청약 FAQ은 129쪽에 달한다고 하니 어지간한 보험약관보다도 더 복잡하다. 깨알과 같은 입주자 모집공고를 들여다보고 자신 있게 주택청약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부동산 세법은 점입가경이다. 우선 국세로는 상속증여세·종합부동산세·양도세·인지세·부가가치세·법인세·농어촌특별세 등이 있으며 지방세로는 재산세·취득세·등록면허세·주민세·지방교육세 등이 있다. 이밖에 재건축초과이익부담금·농지전용부담금 등 준조세도 다양하다. 세율도 누진세율·비례세율·종량세 등으로 그 구조가 매우 복잡하다. 이 때문에 세무사를 끼지 않고는 세목과 세액에 대한 예상이 크게 빗나가 낭패를 보게 된다.    

부동산 규제지역 지정에 대해서도 형평성 시비가 일고 있다. 지난해 말 용인 수지, 용인 기흥, 수원 팔달구 등 3곳을 청약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한 데 대해 이들 지역의 집값 급등은 특정 단지에 불과한 데 이들보다 집값이 더 뛴 대구 수성구, 대전 유성구, 광주 남구 등은 오히려 빠져 주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주민들은 주택시장이 달라진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부를 불신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 국민은 정치, 교육, 부동산에 대해서는 모두 일가견이 있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정부와 국회가 탁상행정과 행정편의, 당리당략에서 땜질식 처방을 남발하여 이들 문제가 얼마나 꼬이고 뒤틀렸으면 이처럼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겠나.  

이제 행정은 국민서비스 차원에서 먼저 시스템을 갖추고 나서 법과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탁상에서 손쉽게 줄긋듯 대책을 세울 게 아니라 현장을 발로 뛰고 확인하여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모아져야 한다.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송하식(언론인) wealthca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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